우승자의 품격이다.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가비(22, 바르셀로나)가 자신을 폭행한 레안드로 파레데스(32, 보카 주니어스)에게 출전 정지 징계는 과하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스타 가비가 결승전에서 자신에게 분노를 쏟아낸 파레데스에게 답했다. 그의 반응은 완전히 뜻밖이었다"며 가비의 발언을 보도했다.
가비는 지난 20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이 끝난 뒤 파레데스와 충돌했다. 당시 스페인은 연장 후반 1분 터진 페란 토레스의 선제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파레데스는 우승을 기뻐하는 스페인 수비수 에릭 가르시아를 세게 밀어 넘어 뜨렸고, 다시 일어서서 항의하는 가르시아의 목을 가격했다. 심지어 둘을 떼어놓으려는 가비를 땅에 패대기치기까지 했다. 파레데스 외에도 나우엘 몰리나와 로베르토 아얄라 수석코치 역시 스페인 선수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르카는 "결승전이 끝난 뒤 미국 뉴저지에서 벌어진 장면은 쉽게 잊기 어렵다. 당시 가비는 격한 충돌 과정에서 파레데스에게 밀쳐졌고,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질 수도 있었다"고 짚었다.
FIFA는 파레데스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초 파레데스에게 레드카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 대신 심판 보고서와 영상 자료를 토대로 폭력 사태에 대한 징계 조사에 착수한 상황. 이에 따라 출전 정지 사후 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가비는 이번 일 때문에 파레데스가 추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밖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페'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난 그가 출전 정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축구에는 더 신체적이고, 더 거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비는 "가장 합리적인 것은 경기 중 퇴장을 주는 것이었고, 그걸로 끝났어야 했다. 결국 축구의 일부다. 그리고 난 항상 그런 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폭스 스포츠' 해설로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파레데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파레데스는 경기장에 나 같은 선수가 없었던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박치기를 하고 퇴장당했을 것이다. 그의 행동은 프로답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동시에 스페인 선수단의 미온적인 대응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페인 선수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자기 팀 동료가 맞고 있는데 그냥 보고만 있다"고 호통 쳤다.
그러면서도 스페인의 압도적 실력에는 박수를 보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오늘 축구가 승리했다. 스페인이 축구를 하는 방식,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 축구를 본다는 건 바로 이런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의미"라며 "이번 대회 최고의 수비진? 스페인이다. 우승해야 할 팀이 우승했다. 개막 전에 내게 물었을 때도 스페인이 우승할 거라고 했다. 내가 말하면, 그대로 이뤄진다"고 극찬했다.
가비의 동료 라민 야말도 파레데스의 만행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무려 200만 명이 모인 우승 퍼레이드에서 한 팬이 던진 도발적인 팻말을 들고 활짝 웃으며 파레데스에게 한 방 먹였다. 팻말엔 유명 복싱 이벤트를 패러디한 '올해의 싸움 VII: 파레데스 vs 가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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