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기준 없는 우천 강행→결국 부상자 쓰러졌다…이강철 뿔났다 “한국시리즈도 아니고...관리소장은 경기 불가라고 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6.07.23 01: 10

프로야구의 기준 없는 우천 강행. 결국 부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는 지난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시즌 10번째 맞대결에서 5시간 21분 혈투를 치렀다. 6회초 1사 후 경기가 우천 중단됐는데 폭우가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대기 시간만 77분이 소요됐고, 두산이 9회초 김민석의 동점 적시타로 스코어 균형을 맞추면서 연장 헛심 공방 끝 2-2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오후 6시 30분 시작된 경기가 오후 11시 51분이 돼서야 종료된 이유다. 
프로야구 현행 우천 중단 및 취소의 기준은 ‘30분’이다. 우천으로 심판진이 경기 중단을 선언하면 30분을 기다리고 이후 날씨와 기상청 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기 재개 또는 취소를 결정한다. 최근 올스타전 감독자 회의 때 20분을 더해 50분을 기다린 뒤 1시간 이내 그라운드 복구가 가능할 경우 경기를 재개하고 반대의 경우 취소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은 30분이다.

2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경기 KT는 오원석을, 두산은 벤자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자 야구장 관계자들이 방수포를 덮고 있다.     2026.07.21 / soul1014@osen.co.kr

그런데 21일 경기는 매뉴얼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였다. 최근 일기예보가 워낙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부분도 있으나 그라운드 정비 포함 무려 77분을 기다렸고, 재개 이후에도 줄곧 비가 쏟아지며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된 채 11이닝을 소화했다.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인 뒤 복토 작업을 실시했으나 오히려 새롭게 깔린 흙이 비를 머금고 진흙으로 바뀌는 역효과까지 났다. 22일 수원에서 만난 두산 김원형 감독은 “선수들이 다칠까봐 도루 사인을 낼 수 없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졌다. KT 베테랑 내야수 김현수가 전날 1루 수비 도중 진흙에 미끄러져 좌측 허벅지를 다친 것. KT 이강철 감독은 “김현수 다리가 쭉 늘어나는 걸 보고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벅지를 크게 다친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땅이 미끄러우니까 다리가 자기도 모르게 쭉 뻗어졌다. 다행히 선수는 괜찮다고 하는데 김현수는 늘 괜찮다고 해서 상태를 봐야 한다”라고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김현수는 이날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과거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부터 30년 넘게 그라운드 정비를 도맡아온 베테랑 김상훈 그라운드 정비 소장은 우천 중단 때 경기 불가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경기를 강행할 경우 22일은 물론 23일 경기까지 개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날렸다. 하지만 KBO와 심판진은 경기를 강행했고, 부상자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2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경기 KT는 오원석을, 두산은 벤자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고 있다.     2026.07.21 / soul1014@osen.co.kr
두산 김원형 감독도 소신 발언을 했다. 김 감독은 “팬들을 위한 게 크지 않나. 무리하게 경기를 강행해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다치면 어쩌나. 이런 부분을 양보가 아닌 이해를 해야 한다”라며 “만일 매뉴얼대로 했다면 어제 우리는 1-2로 졌을 거다. 두산 팬들은 화가 나셨을 것이다. 그런데 우천 중단, 재개와 관련한 기준점이 명확하면 때로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좋고 나쁘고는 그 다음 문제다”라고 힘줘 말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그라운드 사정에 의해 취소가 결정됐다. 현장에서 만난 KBO 김시진 경기감독관은 “지금 현재 그라운드 복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경기를 진행하다가는 선수들의 큰 부상이 우려된다. 그라운드 사정에 의한 취소 결정을 내렸다”라고 오후 4시 40분 부로 경기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2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경기 KT는 오원석을, 두산은 벤자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9회말 KT 선두타자 장준원의 내야땅볼때 안재석 3루수가 1루 송구하고 있다.    2026.07.21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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