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박지성·이영표 등 축구 개혁을 주장하는 인사들을 비판했던 시도축구협회장들이 국회 청문회 참고인으로 채택된 직후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이 불출석 사유로 유기동물 200여 마리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내세우면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두 협회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했다.

백 회장은 사유서를 통해 "개인 사업과 함께 유기견과 유기묘 200여 마리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장시간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며 청문회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백 회장은 그동안 정몽규 전 회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인물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몽규 회장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느냐. 13년 동안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또 한국 축구 개혁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원회를 향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혁신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지성과 이영표 등을 겨냥해 자질을 문제 삼는 발언을 하며 축구계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출석 요구를 촉박하게 전달받아 기존 일정을 조정하기 어려웠고 이미 예정된 개인 일정이 있어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도 혁신위원회를 두고 "혁신도 중요하지만 정관에 따른 합법적이고 투명한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며 개혁 작업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국회 문체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백 회장과 박 회장 등 5명을 여야 합의로 청문회 참고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채택된 지 약 6시간 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참고인은 증인과 달리 출석 의무가 없어 법적인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 축구를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입장을 밝혀온 인사들이 정작 국회에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승수 의원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월드컵을 실망으로 만든 축구협회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던 인사들이 각종 이유를 들어 불출석을 통보했다"며 "이는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조롱하는 처사다. 축구협회와 시도축구협회가 현재 상황을 얼마나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