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런 건 처음 본다.”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 소속 투수 고우석(27)이 이물질 사용 의혹 속에 퇴장당했다.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된 뒤 세인트폴에서 첫 등판이었지만 공 하나 못 던지고 내려갔다.
고우석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CHS필드에서 열린 콜럼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와의 트리플A 홈경기에 7회 구원 등판했다. 지난 22일 트리플A로 내려간 뒤 3일 만에 마운드 호출을 받았다.
![[사진] 미네소타 고우석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7/25/202607252110774428_6a64bb3fc0c9a.jpg)

그러나 심판의 글러브 이물질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불펜에서 마운드로 향한 고우석이 미소를 지으며 3루심 조 매카시 심판에게 손바닥을 내밀어 보일 때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이후 글러브 바깥을 매만지던 매카시 심판이 안쪽에 무언가를 발견한 듯 다른 심판들을 불러 재확인했다.
브라이언 딘클먼 세인트폴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왔고, 심판들이 한참 동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카시 심판은 손가락으로 끈적이는 이물질이 있다는 듯한 동작을 취했고, 고우석도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통역을 통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분가량 시간이 흐른 뒤 주심이 고우석에게 퇴장을 명했고, 또 다른 심판은 고우석의 글러브를 갖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고우석은 공 하나 던지지 못하고 글러브마저 압수당한 채 내려갔다.
황당한 퇴장에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폭스9+’ 중계진도 당황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년째 세인트폴 경기를 전담하며 2000경기 넘게 중계한 베테랑 캐스터 션 아론슨은 “이런 건 처음 본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알아도 내가 직접 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해설가 스티브 린즈마이어도 “나도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심판들이 매번 검사를 하지만 보통은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아곤 한다”며 보기 드문 상황이라고 했다.

아론슨은 “심판들이 정말 길게 논의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렇게 오래 논의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를 퇴장시키면 글러브는 회수하고 돌려주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고우석이 퇴장을 당하자 “글러브는 심판에게 넘겨지고, 심판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보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론슨은 “고우석이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퇴장당했다. 정말 기이한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런 경우 10경기 출장정지를 받는다. 마이너리그도 아마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장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출장정지가 즉시 시작되는지, 아니면 글러브를 조사한 뒤 시작되는지는 모르겠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경기 출장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다. 죄송하다. 알고 있어야 하는데 잘 모르겠다”며 처음 보는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린즈마이어는 “딘클먼 감독이 고우석의 왼쪽 손목 안쪽을 가리켰다. 그 부위에 상처 같은 게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짚었고, 아론슨은 “그럴 가능성도 있겠다. 상처가 있다면 피부를 덮기 위해 어떤 물질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알 길이 없다”며 궁금해했다.

메이저리그는 스파이더택 등 끈적한 이물질을 공에 묻혀 회전수를 높인 ‘부정 투구’ 의혹이 거세지자 지난 2021년 6월부터 엄격하게 단속에 들어갔다. 심판들이 불시에 투수들의 손바닥, 글러브, 모자, 벨트 등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이닝 시작 전후로 심판들이 수시로 확인하며 이물질 사용 금지 위반으로 인한 퇴장이 거의 사라졌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로 인한 퇴장은 총 8차례 있었는데 지난 2024년 6월 뉴욕 메츠 시절 에드윈 디아즈(LA 다저스)가 가장 최근 사례로 최근 2년째 없다.
고우석이 심판에게 손을 보여주고 글러브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 숨기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심판의 검사 장면이 중계 화면에 다시 나오자 린즈마이어는 “고우석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고, 아론슨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의아해하는 모습이다. 이런 검사는 지난 3~4년,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수없이 받아온 것이다”며 “별일을 다 본다. 공 하나 던지지 않은 고우석의 세인트폴 데뷔전은 구단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데뷔전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물질 사용 금지 위반으로 퇴장당한 투수들은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23년 메츠 시절 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결백을 주장하며 항소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를 철회했다. 벌금이 1만 달러에서 5000달러로 감액되는 것으로 끝났다.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되면 빅리그 재콜업을 위해 달려야 할 고우석에게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