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시절처럼 벤치에서 군말 없이 버텨라” 열등감 폭발한 日, 구보 넘어 '그리즈만 후계자' 이강인에게 저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27 23: 59

“PSG 시절처럼 벤치에서 군말 없이 버텨라.” 이강인(25)을 향한 한 일본 팬의 조롱과 달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내민 첫 대답은 그리즈만의 7번과 5년 계약이었다.
아틀레티코는 25일(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이강인을 완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만료일은 2031년 6월 30일이다. 구단은 이강인을 새 7번으로 소개했다. 지난 시즌까지 앙투안 그리즈만이 달았던 번호다.
직후 일본에서는 이강인의 PSG 시절 출전 경쟁을 겨냥한 비아냥이 나왔다. 한 이용자는 이강인이 그리즈만을 대신하기 어렵다며 “PSG 시절처럼 벤치에서 군말 없이 버텨라”고 적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서 스페인 3위권 팀으로 밀려났다는 조롱도 뒤따랐다.

이강인이 PSG에서 확고한 붙박이 주전이 아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벤치만 지킨 선수’로 잘라 말하기에는 실제 기록이 다르다. 이강인은 파리에서 세 시즌 동안 공식전 124경기에 출전해 16골 16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도 공식전 39경기에서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우승 경력은 더 선명하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이 PSG에서 최근 두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리그1 세 차례, 프랑스컵과 프랑스 슈퍼컵 각각 두 차례, UEFA 슈퍼컵과 인터콘티넨털컵 우승도 공식 소개문에 담았다.
아틀레티코는 대표팀에서 남긴 장면도 빼놓지 않았다. 이강인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골든볼을 받았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일본을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A대표팀에서는 50경기를 소화했다. PSG의 교체 자원이라는 한 장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력이다.
출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팀에서 쌓은 경력은 함께 봐야 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매 경기 선발을 보장받지는 못했지만,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124경기를 채웠다. 제한된 입지가 이적의 배경이 됐을 수는 있어도 PSG 생활 전체를 ‘벤치’ 한 단어로 지울 수는 없다.
아틀레티코의 선택도 조롱과는 반대 방향이다. 구단은 이강인을 공격형 미드필더와 양쪽 측면에서 뛸 수 있는 왼발 자원으로 평가했다. 시야와 볼 컨트롤, 패스와 슈팅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계약 기간을 5년으로 잡고 7번을 내준 것은 단기 흥행 카드보다 긴 계획에 가까운 결정이다.
물론 등번호가 선발 출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아래에서는 수비 가담과 압박, 공을 잃은 뒤의 반응까지 통과해야 한다. 이강인 역시 PSG에서 겪었던 경쟁보다 쉬운 길을 약속받은 것은 아니다.
차이는 출발선이다. 일본 댓글은 이강인을 다시 벤치로 보냈지만 아틀레티코는 그리즈만이 비운 번호를 먼저 건넸다. 실제 주전 여부는 앞으로의 훈련과 경기에서 결정되지만, 적어도 구단의 첫 공식 대우는 ‘밀려난 후보’와 거리가 멀었다.
이강인의 첫 시험대는 29일 헤타페와의 비공개 연습경기다. 이어 8월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9일 서울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맞붙는다. 일본 팬이 먼저 꺼낸 ‘벤치’라는 단어를 지울 기회가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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