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로, 이탈리아 감독 선임 직전 전격 탈락…러시아 베팅 홍보 논란에 모든 절차 중단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27 19: 10

안드레아 피를로의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이 마지막 문턱에서 무산됐다. 러시아 스포츠 베팅업체 홍보대사 경력이 정치권의 거센 반발로 번지자 이탈리아축구협회(FIGC)가 예정된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피를로는 2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젯밤 더 이상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와 이적시장 전문가 지안루카 디 마르지오에 따르면 조반니 말라고 FIGC 회장은 피를로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데 승인하지 않았다. 피를로 측과 FIGC는 이날 로마에서 현 소속팀 유나이티드FC와의 계약 해지, 대표팀 감독 계약 체결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만남이 취소됐다.

피를로는 젠나로 가투소 감독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였다. 이탈리아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가투소가 물러났고, 새 기술이사 파올로 말디니와 자문역 레오나르도가 차기 감독 인선을 맡았다. 펩 과르디올라가 제안을 거절한 뒤 두 사람이 선택한 인물이 피를로였다. 현지에서는 2030년까지 4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피를로와 러시아 베팅업체 폰벳의 관계가 막판에 모든 흐름을 뒤집었다. 그는 2025년 10월부터 폰벳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지난 5월에는 마르코 마테라치와 함께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폰벳 행사에도 참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가 러시아 기업을 홍보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터져 나왔다. 유럽의회 부의장 피나 피치에르노는 이탈리아 축구에 필요한 윤리적·문화적 개혁과 반대되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카를로 칼렌다 아치오네 대표도 2022년 이후 러시아를 홍보한 인물이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를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피를로는 정치적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는 폰벳과의 관계가 아랍에미리트에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상업적·스포츠적 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내가 표현한 적도 없고 갖고 있지도 않은 신념을 덧씌우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해명은 선임 절차를 되돌리지 못했다. 피를로는 자신을 지지한 말디니와 레오나르도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스포츠적 선택이 정치적 논쟁으로 끌려간 데 유감을 표시했다. 현지 보도상 서명 절차를 앞뒀던 후보는 계약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못하고 빠졌다.
피를로 무산의 파장은 FIGC 내부로 번질 수 있다. 말디니와 레오나르도는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맞는 감독으로 피를로를 선택했다. 현지에서는 협회가 다른 방향의 감독을 선임할 경우 두 사람이 동반 사퇴를 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두 사람의 거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FIGC는 28일 연방평의회를 앞두고 다시 감독 후보를 정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감독 인선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피를로 선임은 러시아 베팅업체 홍보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며칠 만에 후보 제외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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