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등번호 7번과 그리즈만의 후계 구도로만 볼 필요는 없다. 현지에서는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전술적 활용도에 주목했다.
스페인 ‘AS’는 27일(한국시간) 이강인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두 위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카드’로 평가했다.
오른쪽 측면에 부족했던 창의성을 채우면서, 필요할 때는 중원 미드필더의 한 자리를 맡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1년 6월 30일까지다. 새 등번호는 앙투안 그리즈만이 사용했던 7번이다.
구단은 이강인이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시야와 볼 컨트롤, 패스와 슈팅 능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핵심은 자리가 아니라 역할이다. 측면에 배치되면 왼발을 이용해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패스 길을 열 수 있다. 직접 돌파한 뒤 슈팅하거나 중앙 공격수에게 마지막 공을 연결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중앙에서는 전진 패스와 압박 탈출로 공격 속도를 바꾸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AS가 제시한 지난 시즌 리그 기록도 이 평가를 뒷받침한다. 이강인은 27경기 가운데 18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12차례 만들었고 성공한 드리블은 28회였다.
리그 성적은 3골 4도움이었다. 출전 시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을 전진시키고 기회를 만드는 능력은 남겼다.

시메오네 감독에게도 활용 폭이 중요하다. 아틀레티코는 경기별로 측면 공격수의 수비 가담과 중앙 미드필더의 압박 강도를 조절한다.
이강인이 오른쪽에만 고정되면 경쟁 구도가 단순해지지만 중앙까지 소화하면 선발 조합과 경기 중 포메이션 전환이 쉬워진다.
반대로 과제도 선명하다. 시메오네 체제의 측면 자원은 공격 숫자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수비 위치를 놓치지 않고 상대 풀백의 전진을 차단해야 한다.
중앙에 들어가면 압박을 버티는 힘과 공을 잃은 직후의 반응 속도가 필요하다. PSG에서 불규칙했던 선발 흐름을 바꾸려면 공격 재능과 함께 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리즈만의 등번호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그러나 이강인이 실제로 확보해야 할 것은 상징이 아니라 지속적인 출전 시간이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능력은 경쟁자를 늘리는 요소가 아니라 선발될 경로를 두 개로 만드는 무기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에게 기대한 것도 한 자리의 대체자가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공격의 결을 바꾸는 선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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