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보길 추천한다" KBO 와서 망신 당하고 떠났는데…다저스 가서 반등, 트리플A 다승-ERA 1위 '질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7.28 05: 3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해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실망스러운 모습 남기고 떠난 좌완 투수 콜 어빈(32)이 트리플A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어빈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소식을 전하는 ‘비욘드 더 브릭스’를 통해 7년간 반려견 보호 활동을 이어가게 된 사연을 전하며 야구 이야기도 짧게 했다. 
지난 2021~202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각각 10승, 9승을 거두며 핵심 선발로 활약한 어빈은 지난해 두산과 계약하며 한국으로 넘어왔다. 직전 시즌이었던 2024년에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6경기나 선발 등판한 사실상 현역 빅리거의 한국행에 모두가 놀랐지만 메이저리그 통산 28승의 명성에 한참 못 미쳤다. 

[사진] LA 다저스 콜 어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KBO리그에서 28경기(144⅔이닝) 8승12패 평균자책점 4.48 탈삼진 128개로 부진했다. 리그 최다 79개의 볼넷과 함께 18개의 몸에 맞는 볼까지 허용했다. 9이닝당 사사구 6개로 제구가 무너졌고, 감정 컨트롤에도 자주 실패했다. 투수 교체를 하러 나온 투수코치와 포수를 어깨로 밀치고 공을 1루에 패대기치는 돌출 행동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선수단에 사과하긴 했지만 한국야구를 무시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실패한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어빈은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1선발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20경기(98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3.58 탈삼진 55개로 퍼시픽코스트리그(PCL) 다승, 평균자책점 1위, 이닝 2위에 올라있다. 다저스 투수진이 워낙 좋아 빅리그 콜업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타고투저인 PCL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빈은 지난겨울 다저스와 계약을 떠올리며 “구단 전체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다저스는 내게 마치 ‘우리는 네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있을지 알고 있다’고 하는 것처럼 느꼈다”며 부진에 빠진 투수들을 살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다저스를 믿고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저스는 내가 원래 가졌던 자신감과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다. 오클라호마시티 스태프들도 정말 훌륭한 일을 해냈다. 몇 달 전에 내가 기도했던 그 위치에 와 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내가 하는 일을 다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지금까지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자신감을 찾게 도와준 다저스 조직에 고마움을 표했다. 
두산 시절 콜 어빈. 2025.08.06 /cej@osen.co.kr
한국에서의 실패도 어빈에겐 큰 경험이었다. 지난 6월13일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빈은 한국에 가게 된 이유에 대해 “다시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한국에서 이닝을 소화한 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가족과 상의 끝에 더 강해져서 돌아오기 위해 내 자신에게 베팅하는 마음으로 한국에 갔다”고 회상했다. 
제구 난조를 보이며 기대 이하 성적을 낸 것에 대해 어빈은 “내 포심 패스트볼은 수직 움직임이 강해 한국의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기 어려웠다. 미국으로 돌아와 빅리그 공인구로 던지면서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게 됐다”며 한국의 ABS존과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으며 “한국 타자들은 여기 타자들만큼 공격적으로 스윙하지 않은 것도 큰 차이였다. (미국에 와서) 구종 구성이 크게 바뀐 건 없다. 다시 익숙한 공으로 던지며 스트라이크존에 더 많이 들어가고 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뜻대로 풀리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한국에서의 경험은 어빈을 더 나은 팀 동료로 만들었다. 그는 “고립감을 느끼거나 힘든 시기를 겪는 팀 동료들을 더욱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그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 하기 어려웠던 힘든 대화도 이제는 할 수 있다. 팀 동료들에게 조금 더 공감할 수 있게 된 것도 올 시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시절 콜 어빈. 2025.09.17 /jpnews@osen.co.kr
한국에 좋은 기억들도 많다. 어빈은 “한국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 중 하나가 식사 문화였다. 다 함께 어우러져 요리를 하고, 대화도 나누며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이나 막걸리를 마시는 것도 정말 재미있고 독특한 경험이었다”며 “멋진 환경에서 야구를 보고 싶다면 일주일 정도 한국에 가보길 권하고 싶다. 서울은 정말 훌륭한 도시이고, 도심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것을 경험했다. 야구팬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고 추천했다. 
한편 어빈은 아내 크리스틴과 함께 지역 사회의 동물 보호와 복지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202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로키’라는 작은 강아지를 입양한 것을 계기로 7년간 60마리가 넘는 반려견을 임시 보호하며 입양처를 찾아준 어빈은 선수 생활 내내 동물 보호소에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며 자원 봉사를 해왔다.
반려견뿐만 아니라 길고양이나 거북이의 새 집을 찾아주고, 도축장에 보내질 말도 구조했다고 밝힌 어빈은 “난 모든 동물들을 사랑한다. 동물 복지가 우리 부부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어빈은 동물 보호뿐만 아니라 참전용사 지원, 어린이들을 위한 자전거 기부로 지역 사회에 꾸준히 공헌해왔다. 지난해 한국에 있을 때도 쉬는 날 보육원을 찾아 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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