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2강 탈락, 정부 책임은 없나" 실제로 한 말...축구협회 청문회 맞나요? 뜬금없는 '대통령 비판' 되풀이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7.31 04: 54

"월드컵 탈락에 우리 정부의 책임은 없나?"
놀랍게도 다름 아닌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나온 질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 최근 사임한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 이용수 회장 직무대행, 김승희 전무이사, 김병지 부회장 등 증인 15명 중 13명이 참석했다. 월드컵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휴식을 취하던 홍명보 감독도 이번 청문회 참석을 위해 귀국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여야 의원들은 주로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에게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원인과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성, 협회의 방만 운영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한국 축구의 실패는 정쟁화됐다. 김석기 의원은 뜬금없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문제 제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홍 전 감독을 '무능한 지휘관'이라고 비난하며 개혁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사진] NATV 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먼저 김 의원은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을 향해 "우리 정부의 책임은 없나"라고 놀라운 말을 꺼낸 뒤 그는 "32강 탈락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노력을 못 했다' 이런 반성이나 노력하겠다는 말은 없는 것 같다"며 문제 삼았다.
심지어 김 의원은 "장관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도 이 대통령이 올린 글도 봤다. 이 대통령께서 '내 편 인사'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적절한 발언인지 의문"이라며 "그 지적은 타당하지만,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내 편 인사가 많다"고 갑작스레 표적을 이 대통령으로 바꿨다.
또한 그는 "문화계 인사도 말이 많다. 대통령과 가까워서 이 사람이 될 것이다, 누구는 영부인과 통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서 나온 말이 맞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오후 질의에서도 김 의원의 대통령 이 저격은 계속됐다. 그는 발언권이 주어지자마자 "대통령의 SNS를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며 "체코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당시 해외 순방 중이던 대통령이 '체코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자랑스러운 태극전사 여러분과 감독님, 코칭스태프분들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이때도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었다"고 짚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이어 김 의원은 "그런데 불과 얼마 후 남아공전에서 너무나 답답한 경기를 펼친 끝에 패했다. 32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직전에는 그렇게 칭찬하던 감독에 대해서 '무능한 지휘관'이라고 대통령이 대놓고 직접 나서서 발언하는 게 국민 통합, 국민 정서가 달아오르는 상황에 적절했느냐"라고 반문한 뒤 "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자답했다.
한국 축구 이야기를 하러 나온 건지 대통령 비판을 하러 나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김 의원은 "내 편 인사를 하면 안 된다는 건 좋은 말이다. 다만 대통령이 대놓고 나서서 이렇게 질책해놓고, 지난 1년간 청와대 정부 주요 요직에 본인을 변호한 변호사들을 여럿 임명했다"며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끝으로 그는 "국민들의 열망은 '최강의 축구', 멋진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 아니겠다. 다시는 이런 비난을 받으면 안 된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라며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거듭 주장했다.
전체적으로 청문회의 본래 목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던 문제 제기였다. 한국 축구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왜 황금 세대를 데리고도 32강 진출 실패라는 대참사를 피하지 못했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자리가 돼야 했다. 이곳에서 정치적 문제 제기를 듣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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