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또 한 명의 트레이드 복덩이가 등장했다. 3년 전 이적 당시만 해도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무명 투수가 옛 스승을 다시 만나 특급 필승조 요원으로 재탄생했다.
김정우(27·두산 베어스)는 지난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팀의 5-3 역전승을 뒷받침한 값진 구원이었다.
김정우는 2-3으로 근소하게 뒤진 6회말 이병헌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상대 추가점을 억제하는 추격조 임무를 부여받았다. 언제나 그랬듯 김정우 기용은 적중했다. 선두타자 안상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이지영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정준재를 3루수 뜬공, 박성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여전히 2-3으로 뒤진 7회말 김택연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정우의 시즌 성적은 42경기 1승 2패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1.69. 42⅔이닝을 소화하면서 삼진 36개를 잡았고, 볼넷은 15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WHIP(0.91), 피안타율(.168) 모두 수준급 기록이다. 4월 평균자책점 2.38을 시작으로 5월 1.32, 6월 1.59, 7월 1.50의 꾸준함을 과시 중이며, 최근 10경기로 기간을 한정하면 평균자책점이 0.90까지 떨어진다. 두산 5강권 수성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우는 동산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1차지명된 우완 유망주 출신이다. 상무로 향해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이행했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SK 시절 1군 등판은 2019년 1경기가 전부였다.
김정우는 2023년 5월 강진성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SSG가 두산에 먼저 강진성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했고, 두산이 내부 논의 끝 마운드 보강을 결정하며 김정우를 품었다. SSG가 제시한 트레이드 가능 선수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가 바로 김정우였다.
두산은 당시 “최고 구속 148km에 달하는 빠른 공이 매력적인 카드다. 단순한 구속보다 속구 무브먼트에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도 강점으로 확인했다. 또한 퓨처스리그서 마무리 보직을 소화한 선수다”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김정우는 두산 이적 후에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적 첫해 7경기 평균자책점 9.45에 이어 2024년 1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 석 자를 알린 건 지난해 후반기.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에서 데뷔 첫 홀드와 세이브를 신고하며 날개를 꿈틀대더니 18경기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올해 트레이드 성공신화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3년 전 SSG에서 두산으로 김정우를 보낸 지도자가 바로 김원형 감독이었다. 돌고 돌아 옛 제자와 재회한 김원형 감독은 “SSG 시절 김정우는 2군 마무리였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항상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했다. 다만 148km 구속에도 공의 위력이 크지 않아서 버티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다”라며 “당시 1루수가 없다보니 강진성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한 건데 지금 돌아보면 전화위복이 됐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정우의 반등 비결을 묻자 “지금 현재 기록이 (김)정우에게 버팀목이 된다고 본다. 몸도 괜찮고 수치도 좋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들이 김정우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다”라며 “작년 12월에 결혼도 하지 않았나. 결혼하면 책임감 자체가 달라진다. 1군에서 2~3개월 생활하다보면 뭐를 해도 여기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마음을 꽉 잡게 되고, 실제로 정우가 마음을 꽉 잡고 경기를 하는 게 보인다”라고 바라봤다.
김정우에게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면 지금의 기세를 이어 데뷔 첫 풀타임을 경험하는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때로는 지금 여기에서 안주하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 프로선수라면 악착같이 버텨서 더 잘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걸 정우에게 말해주고 싶다.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고, 조금 더 해서 시즌 끝날 때까지 1군에 있어야 완전한 것이다. 2026시즌 정우가 꼭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진심 어린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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