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이어진 한국 축구 논란을 두고 일본에서는 "한국 사회의 직접 민주주의 성향이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이를 두고 핵심 원인을 충분히 짚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작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는 일본 측 분석에 일정 부분 힘을 실어줄 만한 장면도 연출됐다.
일본 고베대학의 기무라 간 교수는 최근 뉴스위크 일본판 기고문을 통해 월드컵 탈락 이후 한국 축구를 둘러싼 혼란을 정치·사회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기무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팀 탈락 직후 "모든 조직은 민주적 구성과 통제, 권한과 책임의 일치가 중요하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는 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 역시 국민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직접 민주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축구협회는 FIFA 규정에 따라 독립성이 보장되는 민간단체라는 점을 언급하며 정치권의 개입이 확대되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국내 축구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단순히 민주주의 문화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대한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 행정 투명성 부족 등이 오랜 기간 누적되면서 국민적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실제 팬들 역시 감독 선임 절차 공개와 협회 운영 개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을 요구해 왔다.
다만 3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는 협회 운영과 감독 선임 절차 외에도 대표팀 경기 내용과 선수 기용을 둘러싼 질의가 상당 부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당시 손흥민과 이재성의 선발 제외 배경을 집중 질의했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 쇼츠 영상이 제시됐다. 해당 영상에는 음성 없이 "(이)재성이 형이 지금 들어와야 한다"는 자막이 삽입돼 있었고, 이를 근거로 선수 기용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김진규는 실제 선수들이 교체 투입을 요청했던 대상은 손흥민이나 이재성이 아니라 조규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이후에도 "왜 졌어요?", "축구팬들이 틀렸다는 이야기냐"고 거듭 질의했고, 김 전 코치는 "경기를 하다 보면 여러 상황이 생긴다",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발로 뛰지 않았기 때문에 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대표팀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지는 한편,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행정, 심판 운영, 회장 선거 과정 등에 대한 질의도 함께 진행됐다.
이 같은 장면은 한국 축구를 둘러싼 논란이 협회 운영과 제도 개선 문제에서 출발했음에도, 청문회에서는 경기 내용과 선수 기용까지 논의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무라 교수가 언급한 '결과에 따라 여론이 움직이는 구조'와 '전문가 영역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라는 시각에 모두 동의하기는 어렵다. 실제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월드컵 성적 자체보다 감독 선임 절차와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한 신뢰 문제였기 때문이다.
다만 청문회에서 실제 경기 장면과 선수 기용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진 것은, 한국 축구를 둘러싼 논쟁이 행정 시스템 개선을 넘어 경기 내용까지 확대된 사례로도 해석될 수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