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한국 심판이 16년째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이유로 '팬들의 비난 문화'를 언급한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의 답변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일본 축구 전문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지난달 31일 "한국인 심판은 왜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나. 한국 청문회에서 뜻밖의 주제가 다뤄졌고 고성이 오갔다"며 전날 열린 국회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소개했다.
매체가 가장 주목한 장면은 한국 심판의 월드컵 부재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한 문 위원장의 답변이었다.

한국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정해상 부심이 참가한 이후 16년 동안 월드컵 심판을 배출하지 못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진에도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0명의 심판이 참가했는데 왜 한국 심판은 한 명도 없었느냐"고 묻자 문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지면 심판을 욕하기 때문에 심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사커다이제스트는 이를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표현했다. 국제 경쟁력과 심판 육성 시스템에 대한 질문에 국내 비난 문화를 주요 원인으로 제시한 점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문 위원장은 FIFA의 심판 운영 방식 변화도 이유로 들었다. 그는 "2010년까지는 일본인 주심과 한국인 부심이 함께 월드컵에 나갈 수 있었지만, 2014년부터는 같은 국적 심판끼리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파견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차례 월드컵 연속 한국인 심판이 한 명도 배출되지 못한 원인을 팬 문화와 제도 변화로만 설명한 것을 두고 책임을 외부로 돌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청문회에서는 심판평가관과 교육 강사 배정이 특정 인물들에게 집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심판계의 폐쇄적인 구조와 국제 경쟁력 저하의 연관성을 추궁했고, 문 위원장은 카르텔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모든 것을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일부 미흡했던 점은 인정했다.
사커다이제스트는 문 위원장이 답변 과정에서 의원들과 언쟁을 벌여 목소리를 높인 장면도 전하며 "회의장 공기가 얼어붙었다"고 묘사했다.
한국 심판의 장기적인 월드컵 부재와 심판 행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본에도 소개되면서 한국 축구 행정의 또 다른 문제점이 해외에도 알려지게 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동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