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 멤버이자 첼시를 이끄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월드컵 사업에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개 반기를 들었다.
알론소 감독은 31일(한국시간) 첼시의 프리시즌 투어가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에서 FIFA의 월드컵 지분 매각 계획을 반대했다. 그는 “축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업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발언은 원론적인 축구 철학에 머물지 않았다. 알론소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이 매각안 철회를 요구하며 FIFA 대회 보이콧을 결의한 데 힘을 실었다. 최근 끝난 월드컵이 보여준 감정과 열기를 지키려면 현재의 소유와 운영 방식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FIFA는 월드컵과 클럽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사업을 담당할 별도 자회사를 세우려 한다. 회사 가치를 200억 달러(약 28조4000억 원)로 평가하고 외부 투자자에게 소수 지분을 매각해 최대 42억 달러(약 5조9600억 원)를 조달하는 구상이다.

UEFA는 돈을 먼저 회수해야 하는 투자자의 요구가 축구의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55개 회원 협회는 FIFA가 계획을 거두지 않으면 월드컵을 포함한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북중미와 아시아 연맹도 반대 성명을 냈다.
알론소 감독은 선수로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경험했다. 세계 최대 대회가 만드는 감정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축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사업의 수익성보다 대회의 진정성과 보편성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FIFA는 외부 투자자가 경영권을 갖지 않고 자신들이 자회사를 계속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211개 회원 협회의 의견을 듣는 공개 협의도 약속했다. 알론소 감독은 축구계가 공통으로 느끼는 바는 대회를 모두의 손에 남겨두자는 것이라며 계획이 실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반대는 이미 개인 의견의 범위를 넘어섰다. 인판티노의 수석 고문 카를로스 코르데이로가 거래를 축구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사임했고, 앤디 번햄 영국 총리는 인판티노의 공개 퇴진까지 요구했다. 알론소의 발언은 그 정치·행정적 압박에 현역 감독의 현장 언어를 더했다.

현역 빅클럽 감독의 공개 반대라는 점도 파장이 크다. 협회장과 축구 행정가들이 지배구조와 수익 배분을 문제 삼은 데 이어, 월드컵 우승자가 선수와 팬이 만드는 감정의 소유권을 들고나왔다. 매각안을 둘러싼 충돌이 행정 절차에서 그라운드의 목소리로 번졌다.
알론소는 이제 첼시에서 첫 시즌을 준비한다. 첼시는 그의 데뷔전이었던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6-4로 이겼고 시드니에서 토트넘과 다음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 기자회견의 중심은 새 전술이 아니라 월드컵을 누가 소유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FIFA의 계획은 평의회 38명과 211개 회원 협회 과반의 승인을 통과해야 한다. 알론소 감독은 표결권이 없지만 UEFA의 보이콧 결의에 현장 지도자의 목소리를 보탰다. 월드컵 우승자가 내린 답은 분명했다. 축구의 사업권을 사기업 손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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