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화상 주의하세요" 경고라니…서울에서 '딸깍' 결정, 부산에서 사고나면 KBO가 다 책임질 건가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6.08.02 17: 49

2일 부산 사직구장. 
부산 경남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4일째 내려진 상황에서 KBO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오후 6시 30분 지연 개시한다고 결정했다. 
KBO는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 지역은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 중이며 경기 개시 시각에도 기온이 38도 이상 지속된다는 예보에 따라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 및 건강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었다. 부산 지역은 경기 개시 이후 기온이 하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 시작 시간을 30분 뒤로 미루어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OSEN DB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다. 홈팀 롯데는 비슬리가, 방문팀 삼성은 보스가 선발 출전한다.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폭염에도 훈련을 하고 있다. 2026.08.02 / foto0307@osen.co.kr

사직구장의 사정과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탁상행정의 보도자료다. 이날 양 팀의 선수단과 관계자, 그리고 현장의 직원 모두 경기 강행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날(1일)도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었고 야구장의 기온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은 폭염취소였고 이날은 경기 강행 결정이었다.
롯데의 한 선수는 “지금 신발이 타 들어간다”고 호소했고 또 다른 선수는 “지금 이건 누구를 위한 야구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경기 강행 목소리에 불만을 표출했다. 롯데 한 코칭스태프도 “탁상행정의 극치”라면서 부산 날씨를 모르는 KBO를 향해 격정을 토로했다. 
땡볕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던 김태형 감독도 제대로 뿔났다. KBO는 현행 경기 진행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 자체를 직격으로 비판했다. 김 감독은 “서울 사무실에 앉아서 오후 6시에 기온이 내려간다는 어플이나 예보를 보고 경기를 강행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경기장 나와서 1시간, 하다못해 30분이라도 서 있어 봐야 한다. 날씨 어플 보고 기온이 떨어지니까 강행하라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고 성토했다. 현장 경기감독관의 의견은 참고용일 뿐, 실제로 경기 강행 여부는 KBO 서울 사무실에서 한다는 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꼬집은 것.
이어 “영상 50도라도 하라면 하지 못할 것이 있나. 하지만 일단 부산 경남 지역의 날씨가 이렇게 난리라고 하면 KBO에서도 직접 내려와서 피부로 함께 느껴보고 판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이런 체계는 말도 안되는 것이다”며 “그제와 어제와 똑같은 상황이다. 지금 야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다. 홈팀 롯데는 비슬리가, 방문팀 삼성은 보스가 선발 출전한다.사직야구장 더그 아웃에 설치된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2026.08.02 / foto0307@osen.co.kr
‘온건한 스피커’로 알려진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이례적으로 이날 경기강행 결정에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박진만 감독은 “어제는 취소하고 오늘은 경기를 한다고 하고 기준이 없다. 그리고 감독자 회의를 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갈라고 하고 또 KBO는 귀를 기울이겠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경청을 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제도 우리 구단의 요구를 구단 매니저를 통해 KBO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제가 취소됐길래 오늘도 당연히 취소를 할 줄 알았다. 오늘이 실상 기온은 더 높다. 경기를 한다고 하니까 최소한의 시간만 지금 선수들도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기준과 형평성의 문제다. 박 감독은 “우천취소를 할 때도 기준을 정해달라고 감독자 회의 때 얘기를 한다. 그 기준이 없으니까 불만이 나오고 불신이 생기지 않나. 오늘도 마찬가지다. 어제는 취소하고 오늘은 경기를 하고 기준이 없다. 그러니까 불신이 생기는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자꾸 현장에 물어본다고 말만 하면 뭐하나, 이렇게 결정을 할 거면 감독자 회의를 왜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다. 홈팀 롯데는 비슬리가, 방문팀 삼성은 보스가 선발 출전한다.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대형 선풍기를 켜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26.08.02 / foto0307@osen.co.kr
이날 경기 강행 결정이 내려지자 홈팀인 롯데 구단도 폭염 대비하고 있다. 전광판을 통해 더위 쉼터 운영 및 온열질환 발생시 대처 방안을 끊임없이 안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만약 온열질환 및 사고가 발생하면 홈팀인 롯데가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구단은 관중들에게 “화상에 주의하세요”라는 문구를 띄울 수밖에 없다.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을 담보로 잡고 경기를 강행한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 서울에서 내린 결정에 부산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서울, KBO에서 책임을 질 것인가. KBO는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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