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홍명보라고?' 불편해했다 vs '홍명보로 하세요' 직접 승인...정몽규 발언 진실공방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8.08 16: 55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홍 전 감독 선임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와, 최종적으로 직접 "홍명보 감독으로 하세요"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동시에 등장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측은 최근 홍 전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새로운 입장을 내놨다.

OSEN DB

'한겨레'는 지난 6일 이 전 이사의 법률대리인 입장을 인용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와 달리 홍명보 전 감독 면담 당시 이임생 이사가 직접 작성한 자필 기록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 전 이사 측은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와 루머를 바로잡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참가 신청도 냈다고 밝혔다.
핵심은 정 전 회장의 역할이다. 이 전 이사 측에 따르면 그는 홍 전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 3명과 면담을 마친 뒤 정 전 회장에게 결과를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회장이 "그럼 홍명보 감독으로 하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 이 전 이사 측 주장이다.
홍 전 감독 내정 발표와 계약 절차, 보고서 작성 등 이후 과정은 김정배 전 대한축구협회 상근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고도 설명했다.
이 내용대로라면 정 전 회장은 최종 단계에서 홍 전 감독 선임을 승인한 인물이 된다.
앞서 이천수가 전한 이야기는 결이 다르다. 이천수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2024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언급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내용과 축구계에서 전해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천수에 따르면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홍 전 감독을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1순위로 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정 전 회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진] 유튜브 '리춘수'
이천수는 "정해성 위원장이 들어갔는데 정몽규 회장이 '돌아 돌아 홍명보예요?'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거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수개월 동안 외국인 감독 후보를 검토한 끝에 결국 국내 지도자인 홍 전 감독이 1순위로 올라오자 정 전 회장이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천수는 두 사람 사이에 큰 언성이 오갔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몇 개월 동안 끌어놓고 결국 홍명보냐는 취지로 회장이 이야기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정 전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천수는 정 전 회장과 정 전 위원장의 충돌이 사퇴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정 전 위원장이 떠난 뒤 감독 선임 작업은 이임생 전 이사가 이어받았다. 이 전 이사는 유럽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면담한 뒤 귀국해 홍 전 감독을 만났고 최종 선임을 발표했다.
두 주장이 반드시 완전히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천수가 전한 내용은 정해성 전 위원장이 홍 전 감독을 1순위로 보고했던 시점이다. 이임생 전 이사 측 주장은 이후 자신이 최종 후보 면담을 마치고 다시 정 전 회장에게 보고했던 단계에 관한 이야기다.
정 전 회장이 처음에는 홍 전 감독 선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가 이후 최종적으로 승인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대로 실제 대화의 맥락과 발언이 지금까지 알려진 주장과 달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특히 이천수는 자신이 직접 해당 대화를 들은 당사자가 아니다. 축구계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임생 전 이사 측은 자필 기록이라는 구체적인 자료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기록의 실제 내용과 작성 시점, 증거 능력은 향후 법정에서 확인돼야 한다.
정 전 회장과 정해성 전 위원장 사이에 실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도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또 하나의 핵심 쟁점도 남는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물러난 뒤 왜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받았는지다.
이천수 역시 "이임생이 그 자리에 가면 안 되는데 갑자기 그 자리에 갔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해외 취업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는 캄보디아 나가월드FC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청문회가 끝난 뒤 이 전 이사 측은 자필 기록의 존재와 당시 상황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대한민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훈련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6 /sunday@osen.co.kr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의 퍼즐은 아직 완전히 맞춰지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은 처음부터 홍 전 감독 선임을 원하지 않았던 것인지, 최종 단계에서는 직접 선임을 승인했던 것인지. 두 주장이 서로 다른 시점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이임생 전 이사가 주장한 자필 기록이 공개되고 당시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더해져야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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