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5)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약 30분 동안 두 차례 골문을 위협한 이강인의 데뷔전을 두고 벌써부터 "7번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페인 '마르카'는 9일(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전하며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데뷔를 집중 조명했다.
아틀레티코는 이날 맨시티에 1-3으로 패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현지 매체의 시선은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처음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이강인에게 향했다.

마르카는 "전 세계, 특히 동아시아에는 평생 기억할 만한 날이었다. '우리 서울에서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데뷔전을 치렀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을 수 있는 날"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한국 팬들에게 적응 시간이나 경기 감각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스타가 앙투안 그리즈만의 왕좌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아틀레티코는 이번 서울 일정을 통해 이강인이 구단 안팎에서 갖는 영향력을 확인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르카는 "아틀레티코가 서울에서 보낸 나흘을 마무리하면서 이제 붉고 흰색의 아틀레티코 유니폼은 맨시티를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거물들의 유니폼에 밀리는 소수가 아니었다"라며 "이번 경기는 두 개의 경기로 나뉘었다. 하나는 경기력을 점검하는 경기였고, 다른 하나는 등번호 7번이 경기장 안팎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하는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후반 19분 투입됐다. 마르카는 이강인의 투입 자체가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꿨다고 전했다. 특히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선수로 처음 시도한 직접 프리킥에 주목했다.
마르카는 "이강인이 후반 19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이미 신호였다. 경기장이 정말 무너질 듯했던 순간은 이후 두 차례 더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아틀레티코 선수로서 처음 맞이한 순간에 시도한 프리킥은 골문 구석을 스쳤고, 이어진 또 한 번의 슈팅도 골대를 핥듯 지나갔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훈련을 더 소화한다면 이런 슈팅은 골이 될 것이다. 이제 7번의 시대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자체는 맨시티가 가져갔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시즌 개막을 열흘가량 앞두고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월드컵 이후 휴가를 보낸 선수들이 있었고 추가 영입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마르카는 아틀레티코가 얀 오블락, 다비드 한츠코, 코케, 모르텐 율만, 아데몰라 루크먼 등 주전으로 분류되는 일부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을 함께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맨시티는 강하게 압박했다. 사비뉴가 측면에서 아틀레티코 수비를 흔들었고 아틀레티코는 오블락의 선방을 앞세워 버텼다.
아틀레티코에서는 16세 수비수 호르헤 도밍게스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르카는 "시메오네는 언제나 해결책을 찾아낸다. 나우엘 몰리나, 마르코스 요렌테, 마르크 푸빌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찾아낸 이름은 호르헤 도밍게스"라며 "그가 겨우 16세라는 사실도 시메오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도밍게스를 과거 아틀레티코 유스에서 곧바로 1군에 자리 잡았던 뤼카 에르난데스와 비교했다.
도밍게스는 측면 수비수로 출전해 앙투안 세메뇨를 상대했고 직접 선제골까지 기록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율만의 터치를 이어받아 오른발 바깥쪽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아틀레티코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맨시티는 세메뇨가 카를로스 마르틴이 위치한 측면을 공략했고 오마르 마르무시의 득점까지 이어지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한 골을 더 추가해 3-1 승리를 완성했다.
패배 속에서도 서울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지난달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아틀레티코로 이적하며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서울에서 약 30분 동안 치른 첫 경기부터 두 차례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
마르카의 표현대로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 시대'가 서울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