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한국 축구 심판계다. 과거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 일본축구협회(JFA)의 자체 조사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서울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친선경기에서는 스페인 언론이 심판 판정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서로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하나는 2011~2012년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나온 경기 판정이다.
공교롭게도 두 논란이 비슷한 시기에 겹치면서 한국 축구의 심판과 판정을 둘러싼 신뢰 문제가 잇달아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스페인 '아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 맨시티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전하며 맨시티의 두 번째 골 장면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아틀레티코는 이날 1-3으로 역전패했다. 아스는 "이강인의 축제는 부당한 패배로 끝났다. 공식 경기였다면 맨시티의 골은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후반 이강인의 투입을 앞두고 나왔다.
아틀레티코는 16세 수비수 호르헤 도밍게스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후반 맨시티가 동점을 만든 뒤 곧바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아스는 역전골 과정에서 앙투안 세메뇨가 공격 시작 시점에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강인이 들어갈 준비를 모두 마친 순간 맨시티의 두 번째 골이 나왔다. 공격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세메뇨는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골 장면은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다시 나왔다. 모든 사람이 그 장면을 봤음에도 심판은 자신의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스의 문제 제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맨시티의 세 번째 골 과정에서도 라얀 아이트 누리의 위치를 두고 오프사이드 여부에 의문을 나타냈다. 다니 마르티네스가 아이트 누리의 오프사이드 위치를 해제했는지를 두고 판단의 여지가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맨시티가 기록한 세 골 가운데 두 골을 두고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 판정 이야기가 나온 셈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 축구는 더 무거운 심판 관련 논란과도 마주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이른바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본인 심판 4명에 대해 JFA가 사실관계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JFA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대중에 공식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가 다시 알려지면서 확산됐다.
당시 감사 내용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한국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과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등 총 7경기와 관련해 외국인 심판진을 상대로 부적절한 접대가 제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심판 10여 명이 서울과 울산 등지의 마사지 업소를 이용했고 비용은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2년 2월 한국과 쿠웨이트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맡았던 일본인 심판진 4명 가운데 2명이 접대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본축구협회가 직접 움직인 이유다. 국내 보도를 통해서는 당시 축구협회 내부에 '심판 마사지'라는 명목의 결재 문서가 존재했고 실무진과 국장을 거쳐 부회장 결재까지 이뤄졌다는 내용도 알려졌다.
당시 관계자가 해당 접대를 두고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까지 전해지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해외에서도 관심이 이어졌다. 일본 매체들이 잇달아 이번 사건을 다뤘고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 메일' 등도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과 공식 사과를 전했다.
중국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판정 논란까지 다시 끌어오는 보도도 나왔다.
대한축구협회는 결국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협회는 8일 "국회 청문회에 이어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과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에 이르기까지 협회와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현재는 과거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은 일본축구협회의 조사로까지 번졌고, 서울에서 열린 국제 친선경기에서는 스페인 언론이 판정을 두고 "공식 경기였다면 인정되지 않았을 골"이라고 비판했다.

성격도, 시기도, 당사자도 다른 사건이다. 그럼에도 심판과 판정이라는 민감한 영역에서 악재가 잇달아 터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한국 축구를 둘러싼 심판 관련 신뢰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