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 국내를 넘어 일본 축구계까지 번졌다. 일본축구협회(JFA)는 당시 한국에서 경기를 맡았던 자국 심판 4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고, 현지에서는 관련 가능성이 제기된 심판들의 실명까지 언급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진에게 이른바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와 관련해 JFA가 일본인 심판 4명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JFA는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공식적으로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자료가 다시 알려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는 대한축구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국가대표팀 경기에 참가한 외국인 심판 등을 상대로 7차례 부적절한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가 된 경기는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 3경기, 친선경기 4경기 등 모두 7경기다. 2011년 3월 A대표팀 온두라스전과 올림픽대표팀 중국전을 비롯해 세르비아전, 오만전, 폴란드전, 2012년 쿠웨이트전과 카타르전이 포함됐다.
한국은 해당 7경기에서 5승 2무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특히 주목하는 경기는 2012년 2월 열린 한국과 쿠웨이트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다. 교도통신은 당시 경기에 배정된 일본인 심판진 4명 가운데 2명이 부적절한 접대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일본 현지 보도에서는 구체적인 이름까지 등장했다. 축구 전문매체 '풋볼 트라이브'는 사토 류지와 니시무라 유이치 등 일본인 심판의 이름을 언급했고,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브샨 이르마토프와 바레인 출신 나와프 슈크랄라도 함께 거론했다.
현 단계에서 이들이 실제로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JFA 역시 이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가 아닌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조사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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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도를 통해 당시 비용 집행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JTBC에 따르면 2012년 2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 내부에는 '심판 마사지'라는 명목의 결재 문서가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서는 실무진과 국장을 거쳐 부회장 결재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심판 10여 명이 서울과 울산 등지의 마사지 업소를 이용했고, 관련 비용이 협회 법인카드로 처리됐다는 내용도 감사 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협회 관계자가 이 같은 접대를 두고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번 의혹이 제기된 시기는 2011년부터 2012년으로 정몽규 전 회장 체제가 아닌 조중연 전 회장 재임 기간이다. 문체부 감사와 관련 자료 작성은 정 전 회장 취임 이후인 2016년에 진행됐다.
정 전 회장 취임 이후에는 이번 사안과 같은 성접대 관련 법인카드 결제 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이후 내부 관리와 제도 정비를 통해 과거의 부적절한 관행을 없애기 위한 조치를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파장은 해외로도 빠르게 확산됐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방한한 외국인 심판진에게 성매매를 포함한 부적절한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공식 사과에 나섰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 역시 관련 의혹과 대한축구협회의 사과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에서는 '도쿄스포츠'와 '사커 다이지스트' 등이 잇달아 이번 사안을 보도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이번 논란을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경기에서 나왔던 판정 논란과 연결해 소개했다.
베트남 매체에서는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과 관련한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현 시점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실제 조사에 착수했거나 메달 박탈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근거는 없다. 해외 언론이 가능성을 제기한 단계다.
대한축구협회는 논란이 확산되자 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2026 북중미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희 협회는 최근 본연의 기능을 잃고 말 그대로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이룬 성과가 이번 논란으로 함께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전했다. 협회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거둔 값진 성과와 노력이 이번 일로 오해받거나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외부의 비판과 질타를 전 구성원 모두 가슴 깊이 새기고 철저한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과거 감사 자료에서 다시 불거진 의혹은 이제 일본축구협회의 자체 조사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JFA가 당시 경기에 참여했던 자국 심판 4명을 직접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사안의 범위도 한층 넓어졌다.
국내에서 제기된 의혹이 상대국 협회 차원의 확인 절차로 넘어간 만큼 향후 JFA 조사 결과와 관련 심판들의 진술 내용이 이번 사태의 다음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