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다시 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기존 감독 선임 과정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과거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은 일본축구협회(JFA)의 조사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여러 논란이 동시에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남자 A대표팀 '임시 감독' 공개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남자 A대표팀 임시 감독 공개채용 진행 상황을 알렸다. 서류 접수는 전날인 9일 오후 5시 마감됐다. 지원자 수와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협회는 "접수 현황과 관련한 상세 안내는 추후 평가 전형 및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밝히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전력강화위원 일부와 외부 위원을 위촉해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 주 후보자들이 제출한 서류의 적정성을 검토한 뒤 온라인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평가 결과에 따라 우선 협상 순위를 정하고 후보자와 협상에 들어간다. 최종 선임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원활한 절차 진행을 위해 일정이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시 감독 선임 작업은 이제 평가 단계로 넘어간다. 협회를 둘러싼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최근에는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불거진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내에서 시작된 논란은 일본까지 번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이른바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본인 심판 4명을 상대로 JFA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FA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결과를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혹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내용이 다시 알려지면서 확산됐다. 당시 감사 자료에는 협회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과 친선경기 등 7경기와 관련해 외국인 심판 등을 상대로 부적절한 접대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심판 10여 명이 서울과 울산 등지의 마사지 업소를 이용했고 비용은 협회 법인카드로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보도를 통해 2012년 2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심판 마사지'라는 명목의 내부 결재 문서가 존재했다는 정황도 알려졌다.
특히 2012년 2월 열린 한국과 쿠웨이트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 배정된 일본인 심판진 4명 가운데 2명이 접대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JFA가 직접 확인에 나섰다.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가 해당 접대를 두고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일본과 영국, 중국 등 해외 언론도 관련 내용을 잇달아 다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2026 북중미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협회는 최근 본연의 기능을 잃고 말 그대로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현재는 과거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과거 문제만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전 감독의 선임 과정은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전반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감독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당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전력강화위원회 절차와 내부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출발점은 시민단체의 고발이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일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강요, 협박,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협회 고위 관계자들이 부당하게 관여했고 홍 전 감독의 보수 지급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홍 전 감독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누군가에게 감독직을 부탁한 적이 없다.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홍 전 감독에 앞서 박주호 해설위원과 당시 전력강화위원, 축구협회 전직 부회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대표팀 감독을 뽑았던 과정이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는 다시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 이번에는 정식 감독이 아닌 '임시 감독'이다.
협회는 서류 접수와 평가위원회 구성, 서류 검토, 온라인 면접, 우선 협상 순위 확정이라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누가 지원했는지, 몇 명이 경쟁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밖에서는 홍명보 전 감독 선임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안에서는 15년 전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이 다시 불거졌고, 그 파장은 일본축구협회의 자체 조사로까지 이어졌다.
그 한가운데서 또 한 번 대표팀 감독 선임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본연의 기능을 잃고 참담한 상황"이라고 표현한 시점이다. 각종 논란으로 신뢰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진행되는 임시 감독 공개채용. 이번 선임 절차가 협회의 또 다른 논란으로 남을지,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지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