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해 KBO리그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 최고의 역수출 성공작은 SSG 랜더스 출신 투수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다.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메이저리그에 없는 가운데 앤더슨이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앤더슨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디트로이트의 6-4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3회 체이스 델로터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으로 최고 시속 96.9마일(155.9km), 평균 95.3마일(153.4km) 포심 패스트볼(25개)을 비롯해 체인지업(21개), 커브(16개), 슬라이더(5개), 싱커(3개)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봉쇄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드류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12/202608122301778491_6a7c7f4535820.jpg)
디트로이트가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선발투수 타릭 스쿠발(LA 다저스), 케이시 마이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내보내면서 불펜에 있던 앤더슨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이날이 두 번째 등판이었다. 선발 전환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3⅔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호투했다. 투구수 빌드업 과정으로 각각 42구, 70구로 마쳤지만 다음 등판부터는 5이닝 이상 투구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2024~2025년 2년간 SSG 랜더스의 에이스로 활약한 앤더슨은 디트로이트와 1+1년 보장 700만 달러, 최대 17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 유턴에 성공했다. 올 시즌 42경기(4선발·71⅓이닝) 4승4패2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91 탈삼진 82개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사진] 디트로이트 드류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12/202608122301778491_6a7c7f45919ed.jpg)
추격조, 롱릴리프로 시작해 필승조로 안착하더니 대체 선발로도 나섰고, 마침내 선발 전환까지 이뤘다. 후반기 8경기(2선발·15⅓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2.93 탈삼진 12개를 기록하며 시즌이 갈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1000만 달러 구단 옵션이 실행될 것이 유력하다. 지난해 한국에서 120만 달러를 받았던 앤더슨인데 2년 만에 연봉이 8배 넘게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앤더슨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2021년까지 5시즌 통산 19경기(2선발·44⅓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50 탈삼진 30개에 그쳤다. 2022~2023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거쳐 2024년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트리플A에 머물다 SSG의 부름을 받고 그해 4월 한국에 가면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네바다주 레노 출신인 앤더슨은 지난 7일 ‘네바다 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던진 경험이 내 기량을 끌어올려줬고, 이곳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며 “내가 성장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됐다. 해외에 나가면 혼자이고, 외딴 섬에 있는 것처럼 대부분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된다. 다른 외국인 선수도 있지만 훈련이나 개인 생활은 대부분 혼자 해야 한다. 코치들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나 소통도 한정돼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스스로 찾아가는 방식을 찾게 된다”고 되돌아봤다.

한국에서 어떤 부분에 변화를 줬는지에 대해 앤더슨은 “투구 메커니즘 측면에선 항상 비슷하게 유지해왔다. 단지 연차가 쌓이고, 성숙해지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배워갔고, 수년에 걸쳐 세밀하게 다듬어졌다”며 “한국에서 체중이 꽤 늘었다. 30파운드(약 14kg) 정도 쪘는데 그 덕분에 구속이 크게 향상된 것 같다”고 답했다.
KBO 공식 프로필상 키 194cm, 체중 83kg이었던 앤더슨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205파운드, 약 93kg으로 등록돼 있다. 일본 NPB 공식 프로필에는 또 93kg으로 기재돼 있어 정확한 체중을 알 수 없지만 한국에 와서 구속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2023년 일본에서 시속 149.2km였던 앤더슨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한국에 와서 2024년 151.0km, 지난해 153.1km로 점점 빨라졌다. 포심 패스트볼 구위만큼은 폰세를 뛰어넘어 리그 최고로 평가됐고, 올해 메이저리그에선 주로 불펜으로 던지며 평균 97.5마일(154.0km)을 뿌리고 있다. 아시아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메이저리그 시즌이었던 2021년 텍사스 시절 평균 92.5마일(148.9km)과 비교하면 5년 사이 구속이 무려 5km 상승했다.
한국에서 입맛이 잘 맞았던 모양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생활하며 가장 좋았던 것에 대해 앤더슨은 “일본은 정말 깨끗하고,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다. 히로시마에선 슈퍼스타 같은 대우를 받기도 했다”며 “가장 좋았던 점이라면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는 것이다. 좋은 점이 많아서 어느 한 가지만 꼽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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