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웨일즈에서 재미있게 야구하고 있다. 결국 내년에 잘해야 한다”.
울산 웨일즈에서 활약 중인 메이저리그 출신 최지만이 퓨처스리그 첫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당장의 성적보다 건강한 몸으로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는 내년 KBO리그 무대를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최지만은 지난 1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퓨처스리그 홈경기에서 3-2로 앞선 5회 2사 1,2루서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울산웨일즈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퓨처스리그 첫 홈런이었다.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최지만을 앞세운 울산 웨일즈는 한화를 8-3으로 꺾었다.

최지만은 경기 후 “얼떨결에 친 것 같다. 운이 좋아서 잘 맞았다. 타구가 정말 좋게 나가서 저도 놀랐다”며 “아무래도 방망이가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광복절에 나온 홈런이라 특별한 세리머니도 준비했다. 홈런을 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만세를 외쳤다.
최지만은 “오늘 홈런을 치면 광복절을 기념해 만세 세리머니를 하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제가 먼저 만세를 했는데 덕아웃 선수들이 다 같이 해주지는 않더라. 순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싶었다”고 웃으며 “그래도 광복절을 기념해 준비했던 세리머니라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최지만이지만 울산 웨일즈에서는 권위적인 선배와 거리가 멀다. 후배들에게 ‘선배님’ 대신 ‘형’이라고 부르도록 할 만큼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어렵게 다가가고 싶지 않다. 저와 재훈이 형도 후배들에게 선배님이라고 하지 말고 그냥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며 “편하게 지내면서 재미있게 야구했으면 좋겠다. 경기할 때 서로 내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직 습관적으로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냥 형이라고 하라고 한다. 가끔 선을 넘는 후배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도 웃으면서 넘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지만은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다. 많은 스카우트가 그의 1루 수비를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최지만은 “아직 언제 수비에 나설지는 잘 모르겠다. 감독님께서도 지금 당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많은 스카우트분들이 수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것도 알고 있지만 내년까지 천천히 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신인 드래프트로 향한다. 메이저리그 통산 40홈런을 기록한 최지만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야구계의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정작 최지만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드래프트 이야기가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많이 부담스럽다. 솔직히 그런 이야기가 조금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저는 나이를 많이 먹었고 드래프트는 학생 선수들에게 더 중요한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이런 상황이 된 것에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지만은 “제가 경기를 못할 수도 없는 것이고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은 내년 KBO리그에서 최지만이 뛰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최지만에게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그는 “지금은 여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 아프지 않고 경기를 계속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신다”며 “무리하지 않고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결국 내년에 잘해야 하니까”.
울산 팬들을 향한 마음도 전했다. 최지만은 “울산 시민분들께도 제가 여기에서 잘 뛰고 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더 뿌듯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직접 경험한 퓨처스리그 투수들의 수준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최지만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오늘도 정우주 선수가 나왔는데 제가 지난번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어서 대결해보고 싶었는데 바로 내려가 아쉬웠다”며 “김서현 선수의 공도 봤는데 ‘아, 이 정도구나’ 싶을 정도로 괜찮았다. 제가 1군을 직접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직 타격 컨디션은 완벽하지 않다. 특히 오랜 실전 공백 탓에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되찾고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지만은 “지금은 솔직히 제 존이 없어졌다. 그게 조금 힘들다. 경기를 조금씩 나가면서 제 존이 생기고 있는데 그러면서 ABS와도 조금 헷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타격감에 대해서는 “솔직히 한 50% 정도 떨어진 것 같다. 경기를 많이 하지 않았고 훈련장에서도 개인적으로 훈련하고 연습경기를 하는 정도라 오히려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더니 이날 홈런을 떠올리며 “그런데 오늘 홈런도 나와서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조금 그렇다”고 웃었다.
홈런 타구의 질만큼은 최지만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저도 넘어갈 줄 몰랐다.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놀랐다. 역시 방망이가 좋은 것 같다”.

결국 홈런의 비결이 배트냐는 질문에 최지만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울산에서 후배들과 웃고 장난치며 다시 야구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최지만. 동시에 시선은 내년을 향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성적보다 건강하게 경기를 거듭하며 몸과 감각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울산 웨일즈에서 재미있게 야구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잘해야 한다”.
울산에서 보내는 시간이 최지만에게 KBO리그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