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다. ‘사랑이 온다’ 박유나의 독설에는 감춰진 결핍과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박유나는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극본 이경희, 연출 홍석구, 제작 몬스터유니온, 콘텐츠지)에서 한규림(안희연)의 연년생 동생이자 엘리트 의사 한규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자신의 미래와 이해득실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자 한규영은 돈과 배경이 사라진 남자친구에게 미련 없이 이별을 통보하는가 하면, 학교를 그만두려는 동생에게 가족들이 자신의 평균을 깎아 먹는다고 독설을 날린다. 또, 언니의 연애와 자신의 결혼에서도 사람을 끊임없이 조건과 수준으로 평가하며 매회 얄미움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가족을 향한 거침없는 언행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제대로 자극한다. 가족을 '치부'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자신의 결혼을 위해 살아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둘러대고 친엄마 윤희(윤유선)의 재벌 남편 훈태(권해효)에게 상견례와 결혼식에서 아버지 역할을 부탁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그러나 한규영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제비 일을 하게 된 동생 규오(배윤규)에게 앞에서는 냉정한 말을 퍼부으면서도 뒤에서는 걱정과 속상함을 보이고, 가족과 싸운 뒤 집을 나온 후 아무도 연락하지 않자 "그러고도 식구냐"고 서운함을 드러낸 것. 가족을 밀어내면서도 결국 그 관계를 놓지 못하는 모순이 규영을 한층 입체적으로 만든 한규영. 그 배경에는 오랜 결핍도 있다.
박유나는 이처럼 '미움'과 '공감'의 경계를 오가는 한규영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다. 가족을 향해 독설을 퍼부을 때는 서늘한 눈빛과 거침없는 말투로 얄미움을 극대화하고,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에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시선과 표정으로 숨겨온 결핍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관계자는 “단순한 악역도, 마냥 이기적인 인물도 아닌 한규영. '왜 저래'라는 분노와 '저럴 만도 하다'는 이해를 동시에 끌어내고 있는 박유나가 앞으로 그려낼 규영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는 깨진 가족의 파편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생 한 상을 차려내는 두 남녀의 패밀리 레시피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15.1%(6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내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