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의리(24)가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허용했다.
이의리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 패배를 기록했다.
KIA는 7-2로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성영탁을 대신해 등판한 이태양이 권혁빈, 서건창, 추재현에게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자칫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위기가 찾아오자 KIA는 마무리투수 이의리를 급히 투입했다.

하지만 이의리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첫 타자 맷 데이비슨에게 바깥쪽 가운데 직구를 던졌다가 2구 만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뒤이어 안치홍에게는 이전 타석의 여파 때문인지 크게 빠지는 볼을 두 차례 던지며 불리하게 볼카운트 승부를 끌고 갔고 결국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1사 만루에서 대타 여동욱을 상대한 이의리는 최고 시속 157km 직구를 꽂아넣으며 힘으로 여동욱에게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하지만 오히려 비교적 쉬운 상대로 보였던 김재현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김재현은 올해 1군에서 출장 기회도 별로 없었고 10타수 1안타, 1할 타율이었다. 홈런은 2022년이 마지막이었다. 이의리는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김재현을 윽박지르려고 했지만 김재현이 끈질기게 버텼다. 결국 7구 155km 직구를 김재현이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동안 선발투수로만 뛰었던 이의리는 올 시즌 초반 제구 난조로 고전했고 지난 6월 일본 단기 유학을 받고 돌아왔다. 팀 복귀 이후에는 불펜에서 역할을 맡았고 정해영, 성영탁, 조상우 등이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팀 사정상 지난 11일부터 마무리투수로 낙점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의리의 투구 내용은 좋았다. 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모두 세이브를 성공했다.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날 경기는 초보 마무리투수 이의리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데이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이후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넣지 못했고 그 결과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동욱 상대로 초구 포크볼 이후로는 10구 연속 직구만 던지다가 결국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고 말았다. 김재현에게는 직구만 7개 던졌다. 변화구 제구에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유리한 카운트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이나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했다. 무리하게 직구 승부를 고집한 것이 끝내기 홈런이라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마무리투수로 결정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난달 17일 인터뷰에서는 “마무리투수로 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컨트롤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니면 뒤에 한 명의 투수를 남겨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의리의 제구 문제를 의식한 것이다. 그럼에도 팀 상황상 이의리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의리도 이날 경기 전까지 4사구를 내주지 않으면서 마무리투수에 안착하는 듯했지만 사고가 나고 말았다.
9회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은 팀 입장에서도, 이의리 본인의 입장에서도 너무나 뼈아픈 실패고 충격이다. 이의리가 끝내기 만루홈런의 충격을 딛고 다시 마무리투수로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다음 등판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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