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어나더 레벨이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타격 코치를 맡고 있는 ‘국민 타자’ 이승엽의 시선은 일본에만 머물지 않는다. 틈날 때마다 KBO리그 경기를 챙겨보며 후배들의 활약을 지켜본다. 그가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타자는 김도영(KIA 타이거즈),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김민석(두산 베어스)이다.
이승엽 코치는 “일본 야구는 오후 2시에 시작하는 경기가 많아 경기가 끝나면 KBO리그를 챙겨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 3할2리(7132타수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을 남긴 최고의 타자 출신인 만큼 후배들의 타격을 바라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가장 먼저 이름을 꺼낸 선수는 김도영이었다. 24일 현재 김도영은 112경기에서 타율 3할1리(415타수 125안타) 38홈런 94타점 95득점 8도루 OPS 1.036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이승엽 코치가 보유한 KBO리그 역대 최연소 40홈런 기록에도 바짝 다가섰다.
이승엽 코치는 김도영을 향해 “어나더 레벨”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배트 스피드가 굉장히 좋다. 두산 감독 시절에도 상대하기 아주 까다로운 타자였다”며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KIA 레전드 출신 '바람의 아들' 이종범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승엽 코치는 "과거 이종범 선배가 타석에 들어서면 뭔가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김도영도 그런 타자"라며 "이종범 선배보다 장타력이 더 좋으니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더 무서운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찬스에도 강하고 엄청난 스타성을 가진 선수"라고 덧붙였다.

친정팀 삼성의 간판타자 구자욱을 향해서는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구자욱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승엽 코치는 일찌감치 그를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재목으로 평가했다. '포스트 이승엽'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구자욱은 어느덧 삼성의 주장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구자욱은 24일 현재 타율 3할5푼5리(346타수 123안타) 14홈런 84타점 70득점 OPS 0.996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출루율(0.435) 모두 리그 선두다.
이승엽 코치는 "구자욱도 엄청 잘 치더라. 제가 삼성에서 뛸 때부터 라이온즈를 대표할 간판타자가 될 거라고 봤다. 충분한 자질을 가진 선수"라며 "한때 성장세가 조금 더딘 느낌도 있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승엽 코치가 구자욱에게 높은 점수를 준 건 방망이만이 아니다. 이제는 팀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한 모습이 더 흐뭇하다.
그는 "기사를 보면 이제 간판선수 이상의 자질을 보여주는 것 같다. 더 성숙해진 느낌”이라며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보기 좋다. 더 바랄 게 없다"고 칭찬했다.
두산 김민석의 성장도 반갑게 바라봤다. 이승엽 코치가 두산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김민석에게 적지 않은 기회를 줬지만 기대했던 만큼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104경기에서 타율 3할1푼(342타수 106안타) 4홈런 41타점 44득점 2도루 OPS 0.797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승엽 코치는 “많이 늘었더라. 원래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며 반가워했다. 자신의 지도력을 내세우기보다 현재 두산 코칭스태프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좋은 감독과 좋은 코치를 만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지도자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지만 KBO리그 후배들을 향한 관심은 여전하다. '국민 타자'의 눈에 들어온 김도영, 구자욱, 김민석. 세 선수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