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선수는 여기서 야구하면 안 된다.”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23일 인천에서 만난 SSG 외국인투수 페드로 아빌라의 구위에 혀를 내둘렀다.
아빌라는 23일 인천 KT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3실점 107구 역투에도 패전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1회초 김현수에게 2타점 2루타, 2회초 권동진 상대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3회초부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며 7회초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 구속 157km 투심에 커터, 체인지업, 스위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이강철 감독은 “저렇게 무섭다고 느낀 투수는 처음이다. 좋다고 듣긴 들었는데 공이 무서웠다. 투구수 90개를 넘긴 상황에서 구속이 157km 나오더라”라며 “아빌라가 그날 힐리어드에 안타 2개를 맞았다. 세 번째 타석에서 153km 공을 던지길래 봤더니 직구가 아니라 커터였다. 커터의 코너웍도 완벽했다.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김현수 타석 때 구종 선택 하나 잘못해서 진 거다. 그 뒤로 김현수는 손도 못 댔다”라고 감탄했다.
이강철 감독은 급기야 아빌라의 구위를 지난해 정규시즌 MVP를 거머쥔 괴물 외인 코디 폰세보다 한 수 위로 평가했다. 감독은 “투심, 커터만 던지는데 손을 못 댄다. 메이저리그에 안 가나 모르겠다. 폰세 능가하는 투수를 처음 봤다”라며 “평균 150km를 던지니 137km 체인지업을 던지면 타자들 방망이가 안 나갈 수 없다”라고 바라봤다.
이강철 감독은 계속해서 “경기 운영도 정말 잘하더라. 약간 데스파이네 느낌이 났다”라며 “메이저리그 팀이 몇 구단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런 투수는 여기서 야구하면 안 된다. (미국으로) 가야 한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아빌라는 지난달 8일 총액 40만 달러(약 5억 원)에 SSG 유니폼을 입은 대체 외국인투수다.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방출한 SSG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 해외 시장을 물색한 결과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등 다양한 리그 경험을 갖춘 아빌라를 품는 데 성공했다.
아빌라는 메이저리그 통산 72경기 등판해 146⅓이닝 8승 4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89경기 중 145경기를 선발로 등판해 742⅔이닝을 소화한 선발 전문 요원이었다.

아빌라는 아시아 야구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15경기에 나서 82⅓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5경기 중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60이닝을 소화했는데 한국으로 향해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아빌라는 이강철 감독의 평가대로 KBO리그 연착륙을 넘어 프로야구를 씹어먹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7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4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의 압도적 투구를 펼친 상황. 42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47개를 잡았고, 피안타율은 .230에 불과하다. 7경기 가운데 무려 6경기가 퀄리티스타트였다. 아빌라는 호투에 힘입어 얼마 전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