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억 김민수 영입' 하루 만에 유럽 무대가 사라졌다...레인저스, 120분 유효슈팅 1개 굴욕 '탈락'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8.28 08: 22

김민수(20)가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지 하루 만에 유럽대항전 탈락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구단 역대 최고 수준인 1000만 유로(약 161억 원)를 들여 데려온 김민수의 첫 시즌 유럽 무대 도전도 시작하기 전에 끝났다.
레인저스는 28일(한국시간) 체코 야블로네츠의 스타디온 스트르젤니체에서 열린 야블로네츠와 2026-202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을 1-0으로 잡았던 레인저스는 합계 점수 1-1로 연장전을 치렀고, 승부차기에서 3-4로 무너지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승부차기 초반에는 레인저스가 앞섰다. 그러나 마지막 두 키커 핀들리 커티스와 제임스 펜리스가 연달아 실축하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레인저스가 8월 이후 유럽대항전 일정을 치르지 못하게 된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당시에는 유로파리그 1차 예선에서 룩셈부르크의 프로그레스 니더코른에 합계 점수 1-2로 패했다.

[사진] 레인저스 FC 공식 소셜 미디어

김민수에게는 더욱 아쉬운 결과다. 레인저스는 경기를 하루 앞둔 27일 지로나에서 김민수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김민수는 이번 여름 레인저스의 12번째 영입 선수가 됐고, 팀의 핵심 공격수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까지 받았다.
이적료는 1000만 유로로 레인저스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공동 2위에 해당한다. 공격진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레인저스가 김민수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보여주는 액수다.
2006년생 김민수는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에서 성장한 공격 자원이다. 2022년 지로나에 입단한 뒤 B팀에서 70경기 이상을 뛰었고, 2024년 1군에 올라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에는 스페인 2부리그 FC 안도라로 임대돼 40경기에서 6골 4도움을 기록했다.
김민수는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지만 오른쪽 윙어와 세컨드 스트라이커도 소화할 수 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임대로 뛰었던 마이키 무어가 떠난 자리를 메우며 레인저스 공격진에 속도와 기술을 더할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사진] 레인저스 FC 공식 소셜 미디어
데릭 매키니스 감독도 김민수 영입 당시 "김민수를 레인저스에 맞이하게 돼 기쁘다. 이번 이적시장 내내 공격진의 선택지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김민수가 선수단에 또 다른 흥미로운 요소를 더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이어 "뛰어난 기술과 에너지, 성장하려는 강한 의지를 지닌 재능 있는 젊은 선수다. 함께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수 영입의 기쁨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레인저스는 야블로네츠를 상대로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동안 점유율 46%에 그쳤고 유효 슈팅은 단 하나만 기록했다. 태클은 16차례 시도했지만 성공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했고 반칙은 17개를 범했다.
레인저스는 앞서 유로파리그에서도 야기엘로니아 비아위스토크에 밀려 탈락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개막 후 두 경기에서는 1무 1패에 그치며 9위까지 내려갔다. 리그컵 세인트 미렌전 5-1 승리와 야블로네츠와 1차전 1-0 승리로 분위기를 되살리는 듯했지만, 다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영국 'BBC'는 "유로파리그 탈락과 프리미어십 개막 2경기 무승에 이어 이번 결과까지 나오면서 매키니스 감독을 향한 압박이 더욱 커졌다"라고 전했다.
매키니스 감독도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력이 부끄럽다. 오늘 구단을 제대로 대표한 사람은 내 코칭스태프와 팬들뿐이었다. 팬들은 이런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선수단에 큰 변화가 있었고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지만, 오늘과 같은 경기력을 내놓지 않도록 만드는 책임은 내게 있다. 우리는 준비 과정에서는 모든 면에서 엘리트 수준으로 임했지만, 실제 경기력에서는 모든 것이 부족했다"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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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도 정당했다고 평가했다. 매키니스 감독은 "우리는 받아 마땅한 결과를 얻었다. 승부차기에서 이겼다면 받아들였겠지만, 그것은 문제를 가리는 데 불과했을 것이다. 이런 경기력에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레인저스 출신 선수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전 미드필더 앤디 할리데이는 "레인저스에는 스타일과 투지, 움직임, 태클, 슈팅, 경기 통제력이 모두 없었다. 120분 동안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혹평했다.
그는 "레인저스는 다섯 가지 포메이션을 사용했지만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일주일 동안 경기를 준비했는데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패배는 레인저스의 최근 역사에서 최악의 결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 레인저스 공격수 스티븐 톰슨 역시 "120분 동안 유효 슈팅 하나였다. 팀이 얼마나 위협적이지 못했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상황이 어려울 때 경기를 이끌 선수가 없었다. 더 뛰어난 선수와 제대로 된 경기 계획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팬들의 분노는 더욱 거셌다. 70년 동안 레인저스를 응원했다는 한 팬은 "내가 본 레인저스 가운데 최악의 팀이다. 이날 뛴 선수 중 누구도 이 위대한 구단의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팬은 다음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매키니스 감독이 경질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민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입단 직후 "레인저스와 계약하게 돼 정말 기쁘다. 위대한 팬들을 보유한 큰 클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매일 팀이 발전하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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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는 위닝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정면으로 맞서겠다. 클럽이 내게 기대하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김민수는 레인저스에서 뛰는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기성용과 차두리, 오현규, 양현준, 권혁규 등이 스코틀랜드 무대를 누볐지만 모두 레인저스의 최대 라이벌 셀틱에 몸담았다. 양현준이 현재도 셀틱에서 활약하고 있어 올드 펌 더비에서 한국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김민수가 꿈꿨던 첫 시즌 유럽대항전 출전은 무산됐다. 이제 그의 첫 번째 과제는 위기에 빠진 레인저스의 공격을 살리고 흔들리는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 됐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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