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리 생제르맹(PSG), 보카 주니어스 등 세계적인 구단을 누빈 안데르 에레라(37)가 스페인 3부리그에서 사실상 무보수로 뛴다. 추락한 친정팀 레알 사라고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자신의 급여를 구단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영국 'BBC'는 27일(한국시간) "안데르 에레라가 보카를 떠나 자유계약으로 레알 사라고사에 복귀했다. 그는 사라고사에서 받는 급여까지 구단 재단에 기부한다"라고 보도했다.
에레라가 가장 최근에 치른 공식 경기는 보카 유니폼을 입고 아르헨티나의 라 봄보네라를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나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경기였다. 다음 경기는 약 6500명의 관중 앞에서 열리는 스페인 3부리그 짐나스틱 데 타라고나전이 될 예정이다.
![[사진] 안데르 에레라 개인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8/202608281205779108_6a910c286111d.png)
무대의 크기는 달라졌지만 에레라에게 사라고사 복귀는 선수 생활에서 이뤄낸 어떤 이적보다 특별하다. 유소년 시절을 보낸 친정팀으로 15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에레라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성장했고 프로 선수가 될 기회를 받았으며,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 만들어준 고향으로 돌아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열정과 의욕이 남아 있고 축구를 사랑한다. 고향에서 뛰는 것은 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스페인에서는 이를 '원을 완성한다'고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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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라는 2011년 사라고사를 떠나 아틀레틱 클럽으로 이적했다. 이후 맨유와 PSG, 보카에서 활약했고 아틀레틱으로 돌아가 두 번째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유로파리그와 잉글랜드 FA컵을 비롯해 여러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조세 무리뉴와 토마스 투헬,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지도를 받았고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 웨인 루니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라커룸을 사용했다.
에레라가 15년 만에 돌아온 사라고사는 그가 떠날 때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1995년 UEFA 컵위너스컵 결승에서 아스날을 꺾고 우승했던 사라고사는 2012-2013시즌 라리가에서 강등됐다. 이후 13시즌 동안 2부리그에 머물며 계속 순위가 떨어졌고, 결국 스페인 3부리그까지 추락했다.
멀리서 친정팀의 몰락을 지켜본 에레라는 "사라고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너무나 슬픈 일이었다. 사라고사는 유럽 무대에 어울리는 구단이며 스페인과 유럽의 가장 큰 팀들을 상대로 우승을 다퉈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기량과 경험, 열정을 모두 쏟아 우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리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러나 복귀한 첫날부터 과거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에레라는 실패에 대한 후회보다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너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생각하며 부정적인 기억에 사로잡혔다. 이제 과거를 두고 우는 일을 멈추자. 미래를 만들고 매일 웃으며 훈련장에 나오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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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라는 첫 번째 사라고사 생활에서 1군 공식전 86경기에 출전했다. 재정난을 겪던 구단을 떠날 당시부터 언젠가는 돌아오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만 복귀 시점이 구단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에레라는 금전적인 조건을 따지지 않았다. 사라고사에서 받는 급여를 구단 재단에 기부하며 사실상 무보수로 뛰기로 했다.
에레라는 "나는 계약이 필요하지 않다.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보냈고 내가 번 돈을 잘 관리했다. 스스로에게 이런 선물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돈을 받지 않고 그 유니폼을 입는 것은 내 구단과 팀, 도시를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했던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다. 오직 도움을 주기 위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돈이나 계약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사라고사는 에레라에게 단순한 친정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1군 선수가 되기 전부터 열성적인 사라고사 팬이었다. 우상도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선수가 아닌 사라고사 선수들이었다.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아버지 페드로 에레라였다. 페드로는 선수로 활동한 뒤 사라고사의 단장까지 맡았다. 에레라의 유년 시절 축구에 관한 첫 기억 대부분도 아버지가 구단에서 일하던 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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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사라고사가 아스날을 꺾고 컵위너스컵 정상에 오른 장면도 그중 하나다. 어린 에레라는 집에서 결승전을 지켜봤다. 경기 장소는 훗날 자신이 3년 동안 뛰게 된 PSG의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였다.
에레라는 "지금은 아스날과 사라고사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우리는 그런 거대한 구단들과 맞서 싸우던 팀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선수로서 전성기는 지났지만 에레라는 은퇴 이후에도 축구계를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성장 과정에 도움을 주는 일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발전하는 과정과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내가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를 피하도록 도와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가족도 내가 이미 경험했던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프로팀 감독이 될지는 모르겠다. 축구를 사랑하는 만큼 어떤 가능성도 닫아두지 않았지만, 어느 자리에서 내 역할을 찾게 될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에레라는 소셜 미디어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지나치게 재촉한다고도 지적했다. 유망주들이 다른 선수와 자신을 비교하며 필요한 과정을 건너뛰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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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린 선수들은 너무 빨리 달리려고 한다. 한 걸음씩 가야 하는데 두 걸음을 한꺼번에 내디디면 실수할 수 있다. 나도 사라고사 유소년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었고 떠날 기회가 있었지만 남기를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선수 생활에서 밟는 모든 단계를 즐기려고 노력했다. 우리 아카데미를 일찍 떠난 선수 대부분은 프로에 도달하지 못했고, 남아 있던 선수들이 프로가 될 가능성은 더 높았다"라고 말했다.
에레라는 "더 빨리 달린다고 목표에 더 빨리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선수가 나보다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서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도 아니다. 소셜 미디어는 축구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부분을 너무 빠르게 살아가도록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할 경우 참고할 만한 인물도 많다. 사비 알론소 첼시 감독과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리버풀 감독 등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지휘하는 네 명의 사령탑이 모두 스페인 바스크 지역 출신이다.
![[사진] 안데르 에레라 개인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8/202608281205779108_6a910c2fbed90.png)
빌바오에서 태어난 에레라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바스크 사람들의 DNA에 있는 것 같다. 일하는 능력과 스포츠를 존중하는 태도, 모든 단계를 밟으며 매일 발전하려는 자세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바스크 출신 감독들이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바스크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축구에 대한 존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스크 사람은 마드리드에 있는 무언가가 바스크보다 낫다고 말하지 않는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것을 향한 사랑이 강하며 이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특별하다"라고 전했다.
은퇴 이후 계획은 잠시 뒤로 미뤘다. 에레라의 시선은 오직 3부리그로 추락한 사라고사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향해 있다.
에레라는 "선수 생활에서 밟아온 모든 과정이 자랑스럽고 이런 기회를 얻은 것이 큰 특권이라고 느낀다. 고향에서 성공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