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안 좋을 때 계속 경기에 나가면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출신 내야수 이재현이 잠시 숨을 고른다.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로 불렸던 박진만 감독은 누구보다 유격수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이재현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도 질책보다 배려에 가깝다.
삼성은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중견수 김지찬-우익수 김성윤-좌익수 구자욱-지명타자 최형우-1루수 르윈 디아즈-2루수 류지혁-3루수 김영웅-포수 강민호-유격수 박계범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외국인 에이스 크리스 페덱이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 중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의 선발 라인업 제외다. 최근 10경기 타율 1할5푼2리(33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으로 타격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삼성은 이재현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대신 박계범을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재현은 타격감이 떨어져 있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쉬는 동안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부진한 선수를 라인업에서 빼는 의미는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계속 경기에 나가면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고 했다.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 속에 계속 타석에 들어서는 것보다 잠시 한발 물러나 자신의 타격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박진만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였다. 뛰어난 수비력과 안정감을 앞세워 ‘국민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누구보다 많은 경기를 유격수로 뛰었고, 잘 풀리지 않을 때 느끼는 부담과 조급함도 경험했다. 그렇기에 이재현에게 필요한 것이 계속된 출전보다 잠깐의 여유라고 판단했을 터다.
믿음이 흔들린 것도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젊은 선수니까 순간 타이밍을 잡으면 금세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의 부진을 이유로 몰아붙이기보다 다시 일어설 시간을 주는 선택. ‘국민 유격수’ 출신 사령탑은 후배 유격수가 스스로 해답을 찾을 때까지 잠시 기다려주기로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