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에는 ‘최강 추격조’ 알렉 감보아(29)가 있었다. 지난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뒤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가을야구 로스터까지 바라보고 있다.
감보아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8회 구원등판, 2이닝 1탈삼진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보스턴의 9-8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보스턴이 5-8로 뒤진 8회 추격조로 마운드에 올라온 감보아는 팀이 2점을 따라붙은 뒤 9회 멀티 이닝에 나섰다. 첫 타자 도미닉 캔존에게 우중간 빠지는 3루타를 맞았지만 다음 세 타자를 전부 내야 땅볼 유도하며 무사 3루 위기를 실점 없이 극복했다. 2이닝 투구수가 단 23개로 슬라이더(11개), 싱커(9개), 포심 패스트볼(3개)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96.2마일(154.8km).

보스턴은 곧 이어진 9회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트레버 스토리의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했다. 경기 후 채드 트레이시 보스턴 감독대행은 “9회 감보아가 3루타를 맞고 무사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막아낸 것이 컸다”며 역전승 공신 중 한 명으로 감보아를 언급했다.
지난 5월초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감보아는 5차례나 트리플A 강등과 재콜업 과정을 겪어 보스턴 불펜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올 시즌 14경기(2선발·24이닝)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16개 WHIP 0.92 피안타율 1할9푼5리로 활약 중이다.
![[사진] 보스턴 알렉 감보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01/202609011533778573_6a96c2021cf2f.jpg)
추격조, 롱릴리프, 오프너 선발을 거쳐 최근 준필승조로 승격했다. 지난달 13일 콜업 후 7경기 11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0점대 평균자책점까지 바라볼 정도. 보스턴 전담 방송사 ‘NESN’ 해설가 루 멀로니는 감보아에 대해 “몸을 뒤로 젖히며 공을 숨겨서 나오는 디셉션이 상당하다. 그러다 갑자기 96마일(154.5km)을 던지니 공을 타자가 공을 따라가기 힘들다”며 독특한 투구폼에서 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감보아로선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281순위로 LA 다저스에 지명된 좌완 투수 감보아는 계약금이 불과 1만7500달러에 불과했다. 대학 시절 토미 존 수술로 가치가 깎였지만 다저스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식단 관리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이 붙으며 시속 88~90마일이었던 패스트볼 구속이 92~94마일로 상승했다. 상체를 뒤로 젖히며 다리를 높게 드는 특유의 폼도 이때 만들어졌다.
그러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만 3년을 머물며 좀처럼 빅리그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다저스 투수 뎁스가 워낙 좋다 보니 기회가 없었다. 결국 기다리다 못해 지난해 5월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한국으로 넘어갔다.
![[사진] 보스턴 알렉 감보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01/202609011533778573_6a96c2032b52a.jpg)
지난달 29일 ‘매스라이브’와 인터뷰에서 감보아는 “3년간 트리플A에 있으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하는 일이 과연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 것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며 “다저스는 항상 선수층이 너무 좋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모든 포지션에 선수들이 넘쳤다”고 말했다.
한국은 감보아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그는 “다른 곳에서 나를 보여줄 좋은 기회였다. 미국 트리플A보다 더 크고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곳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다시 미국에 돌아와 또 다른 기회를 잡을 거라고 믿었다”며 “한국에 가기 전까지는 한 번도 해외로 나간 적이 없었다. 다른 나라를 경험하고, 그곳 사람들이 얼마나 예의 바르고 야구를 사랑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하는지 보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롯데 동료 외국인 선수였던) 터커 데이비슨은 월드시리즈 챔피언이고, 빈스 벨라스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을 뛴 선수다. 그들과 함께 지내며 더 나은 투수가 되도록 도움을 받은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롯데에서 KBO 6월 월간 MVP에 선정되며 임팩트를 남긴 감보아는 후반기 부진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고, 보스턴과 5월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활용해 40인 로스터에 들어가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고, 이제는 전천후 투수로 보스턴의 와일드카드 경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에서 해보지 못한 가을야구를 보스턴에서 경험할 기세다. /waw@osen.co.kr
![[사진] 보스턴 알렉 감보아(오른쪽)가 이닝을 마친 뒤 포수 애들리 러치맨과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01/202609011533778573_6a96c20453a9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