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2일 정 전 회장을 불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조사했다. 정 전 회장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회장은 2일 오전 11시 54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 전 회장은 "부당 개입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2024년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자신의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해 감독 선임 절차에 부당하게 관여했는지 여부다.
경찰은 정 전 회장을 상대로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 추천과 최종 선임 과정에 직접 개입했는지, 또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등 협회 관계자나 이사회 이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 전 회장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강요·협박·업무방해·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후 홍 전 감독과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해 당시 전력강화위원과 이사회 관계자들을 차례로 조사했다. 지난달 6일에는 충남 천안의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최근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정 전 회장의 지시로 홍 전 감독을 비롯한 후보자들과 면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홍 전 감독은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선임 과정에서 정 전 회장과 별도로 연락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의혹과 선을 그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앞서 대한축구협회 감사 과정에서 정 전 회장과 협회 관계자들의 홍 감독 선임 과정 관여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정 전 회장은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의 의혹을 규명할 경찰 수사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다. 경찰이 관련자 조사와 압수수색을 거쳐 정 전 회장까지 직접 소환하면서 수사가 의혹의 정점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