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세리머니 대신 전력 질주.
LG 트윈스 문정빈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부의 쐐기를 박은 순간은 8회였다. LG는 1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정빈은 두산 투수 박치국의 바깥쪽 코스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린 한 방이었다.

홈런을 예감한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지만 정작 타자는 홈런을 확신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에 흙이 튈 정도로 전력 질주를 했다.
경기 후 만난 문정빈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치고 나서 원바운드가 될 줄 알고 2루까지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잘 맞은 타구임에도 자만하지 않고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의 집념이 돋보인 대목이었다.



최근 문정빈은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4푼3리(42타수 6안타)에 그칠 정도로 방망이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하지만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 밀어 치기로 잠실구장 담장을 넘기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문정빈은 “잠실에서 밀어 치는 홈런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타격감이 좋을 때는 밀어 쳐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이번 홈런으로 타격감이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기록이나 개인 성적보다는 오직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20홈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그는 “20홈런을 달성하면 좋겠지만 홈런이 아니더라도 팀에 점수가 필요한 순간에 타점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단단한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도 그라운드에 흙이 튈 정도로 전력 질주를 이어간 자세, 밀어 친 홈런 한 방에서 타격 반등의 계기를 찾으며 기뻐하는 모습까지. 개인의 성과보다 오직 팀을 위해 매 순간 모든 것을 쏟아붓는 문정빈의 ‘팀 퍼스트’ 정신이 LG의 선두 싸움에 거센 동력이 되고 있다.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