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졌다. FIFA가 월드컵 지분을 민간 투자자에게 넘기려 했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을 겨냥한 UEFA의 법적 대응을 ‘음해 공작’으로 규정하며 정면 반격에 나섰다.
영국 'BBC'는 4일(이하 한국시간) "FIFA가 인판티노 회장과 중단된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계획을 둘러싼 소송 과정에서 UEFA를 상대로 FIFA와 지도부를 겨냥한 음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UEFA는 지난주 미국 법원에 서류를 제출하고 FIFA가 보유한 증거와 문서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스위스에서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형사소송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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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의 주장은 강도가 셌다. 인판티노 회장이 FIFA의 새로운 상업 자회사 지분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려 한 과정을 두고 ‘형사적 경영 부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장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에 거래를 추진한 사기 행위였다는 주장도 내놨다.
FIFA도 미국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맞대응했다. FIFA는 UEFA의 문서 열람 신청에 대한 허가를 유예하거나 기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UEFA의 주장은 "근본적인 결함과 법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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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UEFA는 존재하지도 않는 해외 형사 절차를 돕기 위한 증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UEFA 스스로 해당 절차를 시작할 권한이 없다는 점도 인정하면서 FFE와 관련한 광범위한 자료 공개를 법원에 요청했다"라고 주장했다.
FFE는 확정된 사업이 아닌 제안에 불과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계획이 실제로 추진되려면 FIFA 회원국 과반의 지지와 FIFA 평의회의 관련 승인을 모두 받아야 했다는 설명이다.
FIFA는 "UEFA는 이러한 민주적인 과정에 참여하는 대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FIFA와 지도부를 향해 수주 동안 이어진 음5위 음해 공작의 시작이었다"라고 비판했다.
UEFA가 반발한 진짜 이유도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FIFA는 FFE를 통해 규모가 작은 회원국의 재정 능력이 강화되면 유럽 엘리트 국가 및 UEFA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에 UEFA가 계획을 저지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FIFA는 "개발도상국에서 축구가 성장하면 국제 경쟁도 확대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UEFA의 시장 지배력을 낮추고 UEFA가 주관하는 주요 대회에 더 강한 경쟁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FFE를 통해 규모가 작은 회원국에 더 많은 발전 자금을 제공하면 해당 국가 출신 선수들이 다른 나라 대표팀을 선택하거나 해외 리그로 떠나는 대신 조국을 대표하고 자국 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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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인 FFE는 FIFA의 월드컵 관련 상업 지분 일부를 민간 자본에 넘기는 계획이었다. 미국 벤처투자가 조슈아 쿠슈너와 그의 회사 '스라이브 이터널'은 새로운 FIFA 상업 자회사의 지분 20%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42억 달러(약 5조 7011억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인판티노 회장과 논의했다.
쿠슈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의 동생이다. 그는 FFE의 핵심 투자자가 될 예정이었지만, 해당 계획은 지난 7월 외부에 알려진 직후 거센 반발에 부딪혀 폐기됐다.
FIFA는 당시 FFE가 성사될 경우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각 회원국에 지급되는 지원금이 590만 파운드(약 108억 원)에서 1470만 파운드(약 270억 원)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슈너는 최근 FFE 계획에 참여한 일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FFE의 취지에는 여전히 동의하지만, 세계 축구의 정치적 역학과 일부가 얼마나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으로 번질 줄 알았다면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UEFA는 뉴욕 법원에 쿠슈너와 스라이브 이터널의 증언 및 관련 문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거래의 핵심 자문역을 맡았던 미국 금융인 그레그 마페이의 자료도 공개 대상에 포함했다. UEFA는 두 사람이 향후 법적 절차의 피고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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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측은 쿠슈너와 마페이가 2025년 7월 FFE 구상을 처음 논의했으며, 최종 조건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인판티노 회장이 약 1년 동안 쿠슈너와 사업 구상을 협의해왔다고 주장한다.
또한 FIFA가 월드컵의 사업 가치를 약 150억 파운드(약 27조 원)로 고의로 낮춰 평가했다고 보고 있다. 공개 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았고 독립적인 기관의 가치 평가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판티노 회장이 FIFA 지도부와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UEFA는 FIFA의 맞대응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BBC에 따르면 UEFA 내부 관계자들은 FIFA가 숨길 것이 없다면 관련 문서를 공개해 법적 절차를 앞당겨야 한다고 보고 있다.
UEFA는 인판티노 회장을 상대로 한 반발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3개 대륙 연맹에서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 상황이다. 폐기된 월드컵 지분 매각 구상이 세계 축구 권력의 정면충돌로 번지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