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4, 삼성생명)이 한때 '천적'으로 불렸던 야마구치 아카네(29, 일본)를 어렵지 않게 제압했다. 최근 맞대결 7연승을 달린 안세영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중국 마스터즈 결승에 올랐다.
안세영은 5일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즈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야마구치를 2-0(21-13, 21-15)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서 무실게임 행진을 이어간 안세영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중국 마스터즈 3연패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결승전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첫 게임 초반에는 야마구치가 먼저 앞서갔다. 안세영의 공격을 받아내며 3-1 리드를 잡았다. 안세영은 서두르지 않았다. 야마구치를 코트 앞뒤로 움직이게 만들며 6-5로 역전했다.
주도권을 가져온 안세영은 특유의 안정적인 수비와 경기 운영으로 격차를 벌렸다. 상대의 실수를 끌어내며 11-6으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았다.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안세영은 12-8에서 연속 스매시를 성공하며 14-8까지 달아났다. 야마구치는 반격을 시도했지만 공격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긴 랠리에서도 안세영이 우위를 보였다. 야마구치의 공격이 연이어 코트 밖으로 벗어나면서 점수는 18-10까지 벌어졌다. 안세영은 막판 추격을 허용하고도 흔들리지 않고 21-13으로 첫 게임을 마쳤다.
2게임에서는 안세영이 시작부터 몰아붙였다. 연속 5득점을 올리며 7-1로 달아났다. 야마구치가 집중력을 되찾아 10-7까지 따라붙었지만, 안세영은 여러 차례 헤어핀을 주고받은 긴 랠리를 가져오며 추격을 차단했다.
안세영은 11-7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야마구치는 정교한 헤어핀과 드롭으로 다시 12-9까지 좁혔다. 그러나 안세영은 연속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지런한 풋워크를 바탕으로 야마구치의 공격을 받아냈고, 빈 공간을 정확하게 공략했다. 야마구치의 실수까지 이어지면서 승부는 다시 안세영 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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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안세영은 21-15로 2게임까지 끝냈다. '최강의 라이벌'과의 준결승이었지만 경기 내내 흐름을 통제하며 2-0 승리를 완성했다.
두 선수의 라이벌 관계도 이제 분명한 변곡점을 맞았다. 이번 경기는 통산 36번째 맞대결이었다. 안세영은 상대 전적을 21승 15패로 벌렸다.
처음부터 안세영이 우위였던 것은 아니다. 2022년까지는 야마구치를 상대로 5승 10패에 그쳤다. 탄탄한 수비와 끈질긴 랠리를 앞세운 야마구치는 안세영이 좀처럼 넘기 어려운 상대로 꼽혔다.
안세영이 세계 정상에 자리 잡은 2023년을 기점으로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패한 뒤에는 야마구치를 상대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번 승리까지 최근 맞대결 7연승이다.
불과 2주 전에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안세영은 지난달 2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결승에서 야마구치를 2-0(21-17, 21-1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우승 직후 다시 성사된 맞대결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한때 안세영을 괴롭혔던 야마구치는 이제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연이어 넘어서고 있는 상대가 됐다.
이번 대회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이기도 하다. 정상권에서 경쟁해온 야마구치를 압도한 것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안세영에게 경기력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자신감이 될 수 있다.
김가은과의 8강에 이어 야마구치와의 준결승까지 2-0으로 통과한 안세영은 이제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바라본다. 가장 까다로운 관문으로 꼽혔던 숙적마저 넘어선 가운데 중국 마스터즈 3년 연속 우승까지 남은 경기는 하나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