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18세 이하 청소년야구대표팀이 8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결승을 앞둔 마지막 결전을 곽도현(부산공업고3)가 장식했다.
곽도현은 12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슈퍼라운드 2차전 필리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필리핀전 승리로 한국은 가장 먼저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12일 저녁 일본과 대만의 승자와 13일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날 경기를 주도한 선발 곽도현은 1회 2사 후 가르시아 크루즈 줄리안이 때린 좌전 안타가 이날 곽도현이 유일하게 허용한 안타이자 유일한 출루였다. 2회부터 모든 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5회 주자 2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국 벤치는 곽도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윤예성을 투입했다. 곽도현의 총 투구수는 58개다.

경기 후 곽도현은 "태극마크를 달고 부끄럽지 않게 공을 던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5회 마운드를 내려오던 상황에 대해 "원래 벤치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내려갈 수 있다고 해서 ‘그렇구나. 내가 한 타자만 잘 막고 내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는데도 교체 사인이 안 나와서 ‘내가 더 던질 수 있나’ 내심 설렜다. 그러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고 타임이 들어와서 ‘여기까지구나’ 싶었다. 그래도 4이닝 이상 던졌기 때문에 만족한다. 윤예성에게 맡기고 내려갔다"고 되돌아봤다.

1피안타 이후 퍼펙트를 기록한 것에 대해 "원래 퍼펙트를 노린 건 아니지만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안타도 맞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회부터 갑자기 텍사스 안타가 나와서 아쉬웠다. 안우석 선수가 잡을 뻔했는데 놓쳐서 더 아쉬웠다. 그래도 내 플레이를 하면서 점수를 주지 말자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1안타만 허용했다. 아이싱하면서 전광판을 봤는데 1안타만 딱 적혀 있어서 아쉬웠다"라면서 "나름 일본이나 대만전에 올라오고 싶었는데 아직 내 능력이 부족해서 나오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 등판한 것에 감사하고, 삼진을 많이 잡아서 기뻤다"고 웃었다.
슈퍼라운드 전승 결승행의 기반이 된 것에 대해 "어제 코치님께 선발이라고 들었다.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니 분위기를 끊으면 안 되고 계속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름 잘 치는 팀이라고 들어서 조금 긴장했다. 잠을 설치진 않았지만 살짝 긴장하면서 왔다. 그래도 경기 내용도 괜찮았고 잘 끝난 것 같아서 좋다. 학교에서 선발이라고 했을 때는 전날이라도 자신 있게 던졌는데, 국가대표니까 실수하면 전 국민이 보는 거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긴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교 최정상급 선수들이 이제는 동료가 됐다. 그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서 볼 수 없던 플레이도 많이 보고, 까먹고 있던 야구를 다시 찾은 것 같은 느낌이라 좋다. 자극도 많이 받았다. 현승이는 경기를 굉장히 쉽게 풀어가고, 민훈이는 위기가 있어도 잘 막는다. 준상이는 굉장히 파워풀하게 잘 던진다. 선수마다 배울 점이 많다"라면서 자신의 강점에 대해 "과감하게 승부하는 것이다. 준상이보다 아직 부족하지만 준상이를 넘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승부를 피하지 않는 게 내 장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 대만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경기에 등판했다. 그렇기에 더 발전해야겠다는 계기가 됐다. "대만전은 못 나갈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현승이가 워낙 잘 막아서 ‘이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내 가치를 더 증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전은 나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던지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서 필리핀전을 준비하면서 잘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1번이 아니라 팀이 1번이니까 동료들과 함께 좋아하고 그렇게 했지만, 숙소에 들어와서는 많이 아쉬웠다. 눈물이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가 아직 모자라구나. 더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나에게 더 큰 자극이 된 것 같다"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첫 태극마크를 단 곽도현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 대해 "10점 만점에 7점이다. 아직 능력이 부족해서 대만전과 일본전에 나가지 못한 게 큰 것 같다. 많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경기 내용이 안 좋았던 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괜찮았기 때문에 7점 정도 주고 싶다"고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