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국 축구를 맡은 로베르토 모레노(49) 신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마침내 한국 땅을 밟는다. 입국장에서 내놓을 첫마디부터 이튿날 공개할 '모레노호 1기' 명단까지 확인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모레노 감독과 외국인 코칭스태프는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가 동행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2/202609122149774715_6aa552155e4d1.jpg)
모레노 감독은 환영 행사와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스탠딩 인터뷰를 진행한다. 14일 공식 기자회견이 예정된 만큼 공항에서는 4~5개 정도의 질문에 간단히 답할 예정이다.
첫 번째 관심사는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직에 직접 지원한 이유다.
대한축구협회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 이후 공개채용 방식으로 임시 사령탑을 찾았다. 모레노 감독은 서류 평가와 온라인 면접, 대면 면접을 거쳐 지난 1일 최종 선임됐다.
계약 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과 10월 4경기, 11월 2경기 등 단 6차례의 A매치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성적과 경기 내용에 따라 내년 1월 열리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계약이 연장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둔 불확실한 상황과 짧은 계약 기간에도 모레노 감독이 직접 공개채용에 지원한 이유, 6경기 이후에도 한국 대표팀을 계속 이끌 의사가 있는지가 입국 현장의 주요 질문이 될 전망이다.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한국 축구를 어떻게 진단했는지도 관심사다. 모레노 감독은 입국 전부터 유럽에서 한국 선수들의 소속팀 경기를 직접 지켜봤고, K리그와 대표팀 후보 선수들에 관한 분석도 상당 부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기존 대표팀 명단을 전달받는 데 그치지 않고 포지션별 4배수 후보군까지 구성했다. 군팀인 김천 상무의 특성을 이해할 정도로 K리그도 폭넓게 살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14일 발표될 첫 명단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오후 2시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1층 대강당에서 취임 기자회견과 9·10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를 진행한다. 하루 뒤 공개될 명단을 앞두고 공항에서는 기존 전력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선수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는 안정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21일 소집되고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첫 경기를 치른다. 명단 발표부터 첫 경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열흘에 불과하다.
손흥민(LAFC),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기존 핵심 선수들이 첫 대표팀의 뼈대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전술을 완전히 주입하기보다 기존 자원들의 경기력을 확인하면서 자신의 축구를 단계적으로 입힐 수 있다.
변화 가능성도 있다. 모레노 감독은 2019년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 당시 기존 핵심 선수들을 유지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줬다. 당시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뛰던 다니 올모와 파우 토레스를 A대표팀에 처음 발탁했고, 두 선수는 데뷔전에서 나란히 골을 터뜨렸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선택이 나올 수 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정승원(FC서울), 이승우(전북 현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기존 대표팀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 가운데 모레노 감독의 전술에 부합하는 자원이 선택받을 가능성도 있다.
모레노 감독이 한국 선수들을 분석하면서 어떤 장단점을 발견했는지, 예상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새로운 선수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대표팀에 어떤 축구를 입힐지도 중요하다. 모레노 감독은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 감독을 오랫동안 보좌한 '분석가 출신 전술가'다. AS 로마와 셀타 비고, FC 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에서 상대 분석과 경기 계획 수립을 담당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 수석코치로 활동하면서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등을 지도했다. 바르셀로나는 2014-2015시즌 라리가와 코파 델 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2019년에는 엔리케 감독을 대신해 스페인 대표팀을 지휘했다. 모레노 감독 체제의 스페인은 9경기에서 7승 2무, 29득점 4실점을 기록하며 유로 2020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모레노 감독은 후방에서 시작하는 짧은 패스와 점유, 선수들의 위치 교환, 공을 빼앗긴 직후의 전방 압박을 중시한다. 기본적으로 4-3-3을 선호하지만 상대와 선수 구성에 따라 4-5-1과 4-4-2도 활용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 자신의 전술 가운데 무엇부터 대표팀에 적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기존 대표팀의 틀을 얼마나 유지할지,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핵심 공격수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모레노호의 방향을 결정할 문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2/202609122149774715_6aa55341093b5.png)
모레노호는 24일 에콰도르를 상대한 뒤 28일 서울에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10월 2일에는 울산에서 베네수엘라, 6일에는 용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경기한다. 11월에는 해외 원정으로 두 차례 평가전을 더 치른다.
여섯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모레노 감독에게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사실상의 오디션이며, 월드컵 실패 이후 흔들리는 대표팀에는 새로운 방향을 결정할 시험대다.
왜 한국을 선택했는지, 실패한 대표팀을 어떻게 진단했는지, 첫 명단에서 안정과 변화 가운데 무엇을 택할지, 그리고 6경기 뒤에도 한국에 남고 싶은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으로서 모레노 감독의 첫 공식 일정은 그 질문들에 답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