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다시 준다고 하고 아빌라 데려오면 안 되나“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지난 12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질 빅게임 에이스 부재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투수왕국 KT는 올해도 견고한 마운드를 앞세워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3위(4.28), 선발 평균자책점 2위(4.14), 퀄리티스타트 2위(55회), 피홈런 9위(102개), 최소 볼넷 1위(388개) 등 각종 투수 지표가 리그 최상위권이다. 로건 앨런-데이비스 대니엘-고영표-소형준-배제성의 5선발이 완벽한 형태를 갖췄으며, 뒷문에는 세이브왕에 도전 중인 ’제2의 오승환‘ 박영현이 버티고 있다.

KT의 이번 시즌 목표는 단연 창단 두 번째 우승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 KT 선발진에는 쉽게 말해 ’이 선수가 나가면 1승‘이라는 확신을 가질만한 슈퍼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다들 퀄리티스타트는 보장된 요원이지만, 우승이라는 원대한 꿈을 달성하기 위해선 단기전에서 6~7이닝은 거뜬히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최소 2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객관적으로 우리 팀을 평가한다면 정규시즌을 운영할 수 있는 투수는 5명이 있는데 단기전에서 확실하게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은 들지 않는다"라고 솔직 속내를 털어놓으며 "로건, 대니엘 중 한 명을 1선발로 만들려고 노력 중인데 이런 흐름이면 고영표-소형준을 원투펀치로 내야할 거 같다. 3선발은 배제성이다. 고영표, 소형준은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한 번에 확 무너지는 경우는 잘 없다"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해 10경기 6승 1패 평균자책점 1.41로 KBO리그를 평정 중인 페드로 아빌라(SSG 랜더스)를 언급한 이강철 감독은 ”미국처럼 이럴 때 트레이드를 하면 안 되나. 내년 시즌에 다시 보내준다고 하고 지금 잠깐 데려오고 싶다“라고 웃으며 ”아빌라가 오면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마 그 선수는 4일 턴도 문제없을 듯하다. 아니다. 3일 턴도 될 거 같다“라고 진심이 살짝 섞인 우스갯소리를 했다.

정규시즌이 21경기 남은 현재 KT가 선발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는 ’제로‘다. 지금의 5명으로 시즌을 마쳐야하며, 단기전 또한 이들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정규시즌 1위를 통한 한국시리즈 직행이 간절하다. 만일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한다면 우승까지 총 7번의 승리를 거둬야한다. 투수 운영에 있어 4승과 7승은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중요한 건 남은 정규시즌 경기를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이다“라며 ”포스트시즌에 가면 지금보다 타자들의 완성도가 올라간다. 선발들이 부침을 겪더라도 투수들을 적재적소에 등판시켜서 적게 맞고 적게 주면서 우리 점수를 많이 빼면 된다. 그래서 우리가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야 한다. 확실한 1선발이 없으니 1위를 해야 우승 확률을 높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맷 사우어를 대신해 KT에 합류한 대니엘이 6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며 KBO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전날 KIA전 6이닝 9탈삼진 1실점을 비롯해 6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여기에 또 다른 대체 선수 로건도 13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2.97로 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들 뒤에 고영표, 소형준이라는 외인을 능가하는 에이스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에 이강철 감독의 고민은 의외로 쉽게 해소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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