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박준순(두산 베어스)이 부상에도 국가대표팀에 뽑힌 재능을 나고야에서 발산할 수 있을까.
지난 1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9-2 완승을 거두며 6위와 승차를 다시 3경기로 벌린 두산 베어스. 타선이 9안타에 9점을 뽑는 상당히 효율적인 공격을 펼친 가운데 3번 2루수 박준순은 4타수 무안타 침묵하며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마냥 만끽할 수 없었다. 선발 전원 안타에 도전한 두산은 박준순, 안재석의 안타 생산 실패로 아쉽게 기록이 무산됐다.
1회말 2루수 땅볼로 경기를 시작한 박준순은 4-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에서 중견수 뜬공, 7-2로 리드한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류진욱의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8-2로 앞선 7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3루수 땅볼에 그치며 전날 멀티히트의 기운을 잇지 못했다.

박준순은 덕수고를 나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6순위 지명된 내야 특급 유망주다. 2009년 2차 1라운드 7순위 허경민 이후 16년 만에 1라운드에서 뽑힌 두산 내야수가 바로 그였다. 박준순은 계약금 2억6000만 원에 두산과 정식 계약을 체결했고, 첫해 91경기 타율 2할8푼4리의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두산 공격을 이끄는 핵심 요원으로 성장했다.
박준순은 지난 4월 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3안타로 3할 타율에 올라선 뒤 지난 8일까지 무려 5개월이 넘도록 3할타자 타이틀을 새겼다. 5월 중순경 우측 허벅지 전면부 근육 부분 손상이라는 악재가 발생했으나 6월 말 복귀와 함께 7경기 4할6푼4리 3홈런 6타점의 맹위를 떨친 뒤 7월 한 달간 타율 3할2푼9리 6홈런 16타점의 상승 가도를 탔다.
박준순의 방망이는 폭염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급격히 식었다. 박준순답지 않게 두 차례나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했고, 8월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선발 제외되기에 이르렀다. 8월 한 달을 타율 2할1푼2리로 마친 그는 9월 또한 타율 1할4푼8리로 슬럼프가 지속되면서 영원할 것만 같았던 3할 타율이 끝내 무너졌다. 13일 NC전 무안타로 시즌 타율이 종전 3할2리에서 2할9푼9리로 하락.

타격 침체는 수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 안일한 수비로 문책성 교체를 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1회말 심우준이 볼넷 출루 이후 요나단 페라자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2루수 박준순이 느긋한 태그 플레이로 세이프 빌미를 제공했다. 2루심의 최초 아웃 판정이 비디오판독 끝 세이프로 번복됐다. 박준순이 자세를 낮추고 보다 민첩하게 주자를 태그했다면 아웃이 됐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2회말 시작과 함께 박준순을 빼고 양석환을 투입한 김원형 감독은 “정신 차리라고 박준순을 뺐다”라며 “수비할 때 조금 더 집중력을 갖고 야구를 해야 한다. 주자가 내 눈앞으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지나가면 태그를 빨리 할 필요가 있다. 동작만 빠르게 했으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뺐다. 그런 플레이가 앞으로 나오지 말라는 차원의 교체였다. 화가 조금 났다”라고 질책했다.

박준순은 13일 NC전을 끝으로 두산을 떠나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전날 첫 소집에 이어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에 나선다.
박준순은 지난 6월 허벅지 재활 중에도 류지현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내야수는 총 7명인데 그 중 전문 2루수 요원은 박준순과 정준재(SSG) 뿐. 박준순은 발탁 당시부터 류지현호 핵심 요원으로 분류됐으며, 타격 슬럼프를 극복해야만 5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박준순에게 나고야는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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