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강준과 안은진이 실제 10년을 함께한 연인처럼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주며 ‘현실 멜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KBS 2TV 새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연출 황승기·이가람, 극본 유수지)는 연애 10년 차, 익숙했던 연인이 어느 순간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감 리얼 멜로 드라마다. 지난 12일 첫 방송 이후 익숙함과 권태, 사랑과 상처가 뒤엉킨 오래된 연인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서강준과 안은진의 열연이 호평을 얻고 있다.
작품을 향한 관심은 화제성 상승세로도 이어졌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9월 2주 차 펀덱스(FUNdex) 화제성 조사에서 ‘너 말고 다른 연애’는 TV-OTT 화제성 4위, TV 드라마 화제성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주보다 순위가 상승한 가운데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서강준이 3위, 안은진이 5위를 기록하며 각각 전주 7위와 9위에서 나란히 상승했다. 첫 방송부터 작품과 배우 모두 화제성을 끌어올린 가운데, 두 사람이 완성한 현실적인 10년 연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강준은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현실 남자친구 남궁호 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빨래부터 청소, 설거지, 모닝콜까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힘을 뺀 연기로 소화하며 10년 연인의 익숙함을 고스란히 살렸다. 그러면서도 이별을 마주한 순간에는 서운함과 분노, 상처가 뒤엉킨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특히 헤어진 뒤에도 여자친구의 고장 난 도어락이 마음에 걸려 집을 찾아가고, 어질러진 집까지 치우는 남궁호의 모습에서는 오랜 시간 몸에 밴 다정함이 묻어났다. 평생 뜨거운 사랑만 할 수는 없더라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지는 것 역시 사랑이라고 믿는 남궁호의 마음을 서강준은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결국 “그 끝이 엉망진창이 돼도 너랑 가고 싶다”며 다시 손을 내미는 순간까지 다정함과 상처, 미련과 사랑을 자유롭게 오가며 남궁호의 진심을 전달했다.
안은진은 유쾌하고 당찬 모습부터 감춰왔던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까지 폭넓은 감정 연기로 이미도를 완성했다. 남궁호와 함께할 때는 거침없는 말과 행동, 능청스러운 티키타카를 선보이며 10년 연인만이 가질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일에서는 할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영화감독 이미도의 당찬 면모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했다.
하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이미도의 모습은 점차 달라졌다. 계속되는 작품 무산과 영화 하차 강요 속에서 자존감이 흔들리고 방황하는 모습부터,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사랑이 오히려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든다는 서러움까지 안은진은 30대 청춘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이미도의 내면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연기가 캐릭터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서강준과 안은진의 ‘착붙 호흡’은 두 사람이 실제로 10년을 함께한 연인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서로의 말을 받아치는 타이밍부터 자연스러운 스킨십과 눈빛까지, 익숙함이 몸에 밴 오래된 연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구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예비부부 이벤트에서 서로에 관한 퀴즈를 거침없이 맞히면서도 정작 서로 가까이 밀착하자 심박수가 떨어지는 순간 미묘하게 굳어지는 표정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설레지 않는 오래된 연인의 딜레마를 대사보다 표정과 눈빛만으로 전달하며 먹먹함을 자아냈다. 반면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웃고 입을 맞추던 뜨거운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현재와 확연한 온도 차를 만들어냈다. 두 배우의 연기만으로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한 변해버린 사랑까지 함께 견디고 책임지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는 남궁호와, 사랑하기 때문에 언젠가 서로를 미워하게 될 미래가 두려운 이미도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바라본다. 서강준과 안은진은 어느 한쪽의 감정만을 정답으로 만들지 않고 두 사람의 입장을 모두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현실 연애의 복잡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익숙한 티키타카부터 가슴 아픈 이별, 다시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까지 섬세하게 오가는 서강준과 안은진. 과연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막을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또 어떤 현실 멜로를 완성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유니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