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실내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Hyrox)가 경기 도중 배변 사고를 겪은 선수를 그대로 완주하게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해당 선수는 공용 장비를 계속 사용한 끝에 우승했고, 주최 측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며 규정 변경을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하이록스가 베이징 대회에서 호주 선수가 경기 도중 배변 사고를 겪고도 완주해 우승하도록 허용한 것에 사과했다. 즉각적인 규정 개정도 약속했다"라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선수는 여자 솔로 부문 세계기록 보유자 조애나 위트르지크다. 초청 선수로 베이징 대회에 참가한 그는 지난 12일 경기 도중 배변 사고를 겪었다.
![[사진] 조애나 위트르지크 개인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6/202609160950779840_6aa9e933480ac.png)
당시 영상에는 대변이 다리를 따라 흐르는 상황에서도 위트르지크가 경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사용하는 운동 기구를 이용하며 남은 코스를 소화했고,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하이록스의 위생 및 안전 기준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선수가 다른 참가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스스로 경기를 멈췄어야 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6/202609160950779840_6aa9e981b839a.jpg)
하이록스는 2017년 독일에서 시작된 실내 피트니스 대회다. 참가자는 1㎞ 달리기와 고강도 운동을 번갈아 수행한다. 운동 구간에는 로잉 머신과 썰매 밀기, 버피 점프, 메디신볼 던지기, 모래주머니를 든 채 실시하는 런지 등이 포함된다.
다수의 선수가 같은 장비와 경기 구역을 사용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돌발 상황을 넘어 다른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번졌다.
기존 대회 규정은 코스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바닥에 침을 뱉고 코를 푸는 행위에도 벌칙을 부과했다. 그러나 배설물로 경기장이나 공용 장비가 오염됐을 때 적용할 즉각적인 대응 절차는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하이록스 공동 창립자 모리츠 퓌르스테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사과했다.
퓌르스테는 "경기 도중 즉시 대응하지 않은 것은 하이록스의 실수였다.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상하는 것이 내 책임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규정과 현장 대응 절차를 곧바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사고 발생 구역과 해당 레인을 폐쇄한 뒤 정밀 청소와 소독을 진행했다. 오염된 장비는 경기장에서 치웠고 바닥에 설치된 카펫도 다음 날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 교체했다.
![[사진]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6/202609160950779840_6aa9e939ad98b.png)
하이록스 본부는 생물학적 오염 물질 및 응급 의료 상황에 관한 대응 절차가 이미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엘리트 선수 대상 경기와 일반 참가자가 함께하는 대회의 지침이 뒤섞이면서 현장에서 규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혼선이 생겼다고 시인했다.
위트르지크는 경기 후 병원 침대로 보이는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을 거면 집으로 돌아가라. 어쨌든 승리는 승리”라고 적은 뒤 응원에 감사하며 곧 돌아오겠다는 뜻을 전했다.
고강도 지구력 종목에서 선수가 경기 중 배변 사고를 겪는 일 자체가 전례 없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장거리 육상 스타 폴라 래드클리프도 2005년 런던 마라톤 도중 이른바 '러너스 다이어리아'를 겪어 코스 중간에 멈춰야 했다. 그는 이후 다시 달려 우승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고 자체보다 주최 측의 대응이었다. 현장 참가자들은 위트르지크가 공용 장비를 계속 사용하도록 내버려 둔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베이징 대회에 참가한 조 호는 참가자들이 비용을 내고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안전한 대회를 기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염된 환경에 노출된 이들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환불이나 참가 크레딧 등 실질적인 보상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위트르지크의 신원이 공개된 뒤 온라인상에서는 선수를 향한 과도한 비난과 위협도 이어졌다. 하이록스는 위트르지크에게 욕설이나 폭력적인 협박을 보내는 사람은 향후 모든 대회에서 영구 퇴출하겠다고 경고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