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서 결혼행진곡 튼 격" 日 현지도 난리 났다...'북한 국가' 재생 해프닝에 댓글 2000개 폭발 "이럴거면 대회 맡지 말아야"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9.19 14: 52

대한민국 경기를 앞두고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일본 현지에서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실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18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하키 한국-방글라데시전을 앞두고 한국 국가가 아닌 북한 국가가 재생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보도했다.
민태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하키대표팀은 이날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시 가와사키중공업 하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하키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방글라데시를 5-0으로 완파했다.

[사진] 야후재팬

문제는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과정에서 발생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대한민국 국가를 안내했지만, 경기장에는 애국가가 아닌 북한 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 선수들은 가슴에 손을 올리지 못한 채 서로를 바라봤다. 당혹스러운 표정도 그대로 드러났다.
교도통신은 "긴장 관계에 놓인 두 나라의 국가를 혼동한 사고로 한국 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라며 "한국 언론은 이를 ‘있을 수 없는 실수’라고 보도했다. 대한체육회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항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 음원은 원칙적으로 각 국가와 지역으로부터 제공받는다. 경기장에서 음원을 재생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한국과 북한의 파일을 혼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내 아나운서는 북한 국가가 끝난 뒤 영어로 잘못된 곡을 재생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애국가가 곧바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조직위는 방글라데시 국가부터 먼저 틀었다.
한국 선수들은 애국가를 기다렸지만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심판진은 잠시 대기한 뒤 경기를 시작하려 했다. 양 팀 선수들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경기 준비에 들어간 뒤에야 애국가가 뒤늦게 흘러나왔다.
이미 대형이 흐트러진 한국 선수들은 정상적인 국민의례를 진행하지 못한 채 경기에 들어갔다.
황당한 사고는 일본에서도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 달린 댓글에서도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대응 방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해당 기사에는 2,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여행 안내서 편집자이자 관광 전문가인 후지타 가쓰히로는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국기와 국가를 잘못 사용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치명적인 운영 실수"라고 지적했다. 해당 의견에는 2,400명이 넘는 이용자가 공감을 표시했다.
언론인이자 '코리아 리포트' 편집장인 변진일은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북한의 국가 또는 국기를 혼동하는 일이 아주 드문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이런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대회 전반의 운영 능력을 비판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선수촌 숙박시설과 식사 등 환대도 혹평을 받고 있고, 선수들의 경기장 이동도 잘못 처리했다. 이제는 국가조차 제대로 틀지 못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대회를 운영할 수 없다. 자금과 능력이 부족하다면 개최하겠다고 나서지 말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댓글에는 약 1만 6,000명이 공감했다.
[사진] 야후재팬
다른 누리꾼은 "너무 심각하다. 일본 대표팀의 경기 전에 다른 나라 국가가 흘러나왔다면 우리가 어떻게 느꼈을지 생각해야 한다. '실수했다'라는 말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책임 소재와 향후 대응을 명확히 발표해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하필 가장 민감한 관계에 있는 두 나라를 혼동했다. 국제무대의 신성한 의식을 망쳤으니 한국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선수들이 곧바로 알아챌 정도의 실수였는데도 북한 국가가 끝날 때까지 재생한 뒤 사과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컨테이너형 숙박시설의 누수 등 이번 아시안게임은 준비 부족과 엉성한 운영이 지나치게 눈에 띈다. 일본 대회 운영의 신뢰를 넘어 국가의 신용까지 훼손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고를 일본 사회의 행사 운영 능력 저하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보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단순히 행사 주최자가 실수한 문제만은 아니다. 일본 사회의 시스템 구축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각종 행사에서 벌어지는 사고와 부실한 처리도 깊은 곳에서 연결돼 있다. 자원봉사자와 임시 인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운영 노하우가 약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회의 흥행과 경제성을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컨테이너 호텔 관련 불만과 국가 혼동 등 운영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지만 일본 내 관심은 부족해 보인다"라고 적었다.
그는 "중계되는 일본 선수들의 경기조차 관중이 적어 놀랐다. 비용 대비 효과가 괜찮은지 의문이다. 더 많은 종목을 방송해 대회가 흥행한다면 선수와 국민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은 잇따른 운영 사고 때문에 "이럴 거라면 대회를 개최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이번 실패의 원인을 철저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대회 운영을 외국계 기업에 맡긴 것이 문제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댓글 작성자는 "어느 기업이 운영하든 참가국들은 결국 일본의 책임으로 받아들인다. 운영상 문제가 너무 많다"라며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개최지가 여러 지역으로 분산된 점과 외부 기업에 운영을 위탁한 구조를 거론하며 "10년 넘게 준비하고도 사실상 방치한 끝에 발생한 사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일을 "장례식에서 결혼행진곡을 연주한 것과 같은 대실수"라고 표현했다.
파일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일 가능성을 제기한 의견도 있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영문 표기에서는 한국이 'Korea, Rep', 북한이 'Korea, DPR'로 표시돼 폴더나 목록에서 가까이 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런던 올림픽에서도 북한 경기에서 한국 국기를 잘못 표시해 경기가 한 시간 넘게 지연된 적이 있다. 국기와 국가만큼은 스포츠 행사에서 가장 실수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북한은 특수한 관계에 있다. 경기 전에 이런 일을 겪고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5-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대단하다. 일본 측은 철저히 반성하고 점검 체계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국과 북한이 여전히 휴전 상태라는 점을 강조한 이용자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기를 앞두고 북한 국가를 틀었다. 누가 생각해도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단순한 실수의 수준을 넘어선 문제"라고 비판했다.
[사진] 대한하키협회 제공
어수선한 출발에도 한국의 경기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1쿼터를 0-0으로 마친 한국은 2쿼터 시작 5분 19초 만에 배성민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33초 뒤 오세용이 강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고, 2쿼터 종료 34.2초 전 이강산이 득점하며 3-0을 만들었다.
한국은 3쿼터 시작 1분 46초 만에 주장 양지훈의 중거리 슈팅으로 네 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 종료 2분 28초 전에는 심재원이 필드골을 기록하며 5-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은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인도, 일본,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와 A조에 편성됐으며 상위 두 팀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한국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여자 하키대표팀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김용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대만을 3-1로 꺾었다. 박승애가 두 골을 넣었고 안수진이 페널티 코너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21일 오전 9시 카자흐스탄과 2차전에 나선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개막 전부터 운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고야 공항에서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대형 태극기 사용이 제지됐고, 선수촌 환영 행사에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무장대가 등장했다.
선수촌 숙소와 식사, 이동 수단에서도 각종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대한민국 경기에서 북한 국가를 재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조직위의 미숙한 운영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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