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대신 유망주 쓰자” 美 매체 혹평…기가 막힌 타이밍에 데뷔 첫 10홈런 쾅!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9.19 19: 31

이보다 절묘한 타이밍이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 중인 ‘바람의 손자’ 이정후를 잔여 경기에서 더 이상 기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현지 매체의 주장이 나온 직후 보란 듯이 홈런이 터졌다.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정후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라스노우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2B-2S에서 글라스노우의 5구째 너클 커브를 제대로 받아쳤다. 이정후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로 연결됐다. 시즌 10호 홈런. 이정후가 빅리그 무대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직전 이정후를 향한 현지 매체의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다루는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로건 웹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 이후 셧다운해야 할 또 다른 샌프란시스코 선수 3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랜든 룹, 이정후, 딜런 스미스를 남은 시즌 셧다운 후보로 지목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손가락 물집을 이유로 에이스 웹을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사실상 시즌을 조기에 마감시키는 선택이었다.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웹과 마찬가지로 일부 선수들의 시즌을 일찍 마무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정후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평가도 냉정했다.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이정후는 몇 달 전만 해도 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후반기 들어 크게 떨어졌다”며 타율 2할7푼4리, 출루율 3할1푼7리, 장타율 3할9푼7리, 9홈런 55타점이라는 시즌 성적을 소개했다.
이어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이지만 그의 성적은 그렇게 보기 좋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순히 이정후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젊은 외야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이들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에는 기회를 받을 만한 젊은 외야수들이 많이 있다”며 이정후를 남은 시즌 IL에 올리는 것이 젊은 선수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망주 보 데이비슨의 콜업 가능성도 언급했다.
물론 구단의 결정이 아닌 ‘어라운드 더 포그혼’의 주장이다. 이정후에게 특별한 부상이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시즌 막판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주축 선수의 부상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에 가깝다.
그런데 타이밍이 절묘했다. 자신을 남은 시즌 셧다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직후 이정후의 방망이가 뜨겁게 반응했다.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였고 마운드에는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글라스노우가 있었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너클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빅리그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완성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즌 9호 홈런에서 멈춰 있던 이정후에게 의미가 남다른 한 방이었다. 동시에 자신 대신 젊은 외야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현지의 날 선 평가가 나온 직후 터진 홈런이기도 했다.
“이정후도 이제 그만 뛰게 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바로 그날, 이정후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즌 10호 아치를 그렸다. 말이 아닌 방망이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절묘한 한 방이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