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한 차례 매진됐던 개회식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관중석 곳곳이 텅 비어 있었다.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이 시작부터 흥행 우려와 마주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19일(이하 한국시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시작됐지만, 빈자리투성이 경기장 때문에 술렁이고 있다. 티켓은 한때 매진됐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관중 너무 적은 것 아니냐', '빈자리가 엄청 많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같은 날 일본 나고야의 파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일본이 하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다. 45개 국가·지역에서 15000명이 넘는 선수단이 참가했다.

개회식에는 일왕과 왕비도 참석했다. 오프닝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하카세 다로의 연주와 함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그러나 관중석은 텅 빈 모습이었다. 카메라에 잡힌 관중석 풍경은 대회 규모와 어울리지 않게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이번 개회식 흥행 실패가 더 의아한 이유는 이미 한 차례 매진됐었기 때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개회식 티켓은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관계자 인원과 연출 계획이 확정되면서 추가 판매까지 진행됐다. 그럼에도 실제 개회식에서는 빈자리가 두드러졌다. 공연 도중 일부 선수단이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일본 현지에서도 곧바로 의문이 쏟아졌다. 온라인상에는 "아시안게임 개회식 티켓이 매진됐던 것 같은데 빈자리가 엄청 많지 않나?", "관중 너무 적은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닛칸 스포츠'도 "아이치현 지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개회식 티켓이 매진돼 추가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판매가 순조로운 듯했지만, 대회를 앞두고 새 단장을 마친 경기장을 가득 채우지는 못했다"라고 짚었다.

여기에 개회식뿐만 아니라 먼저 시작된 종목들도 관중 동원에 애를 먹고 있다. 매체는 "티켓 판매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개막에 앞서 시작된 축구와 하키 등도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흥행을 둘러싼 불안감은 개막 전부터 감지됐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개회식을 하루 앞둔 18일 "나고야가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일본은 아직 아시안게임 열기에 빠져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금만 나고야 중심부를 벗어나도 대회 존재감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
실제로 현지 주민들의 반응 역시 미지근했다. 한 대학생은 "이번 대회에 대해 정말 아는 게 없다. 열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부야 관광안내소 직원조차 대회가 이미 시작됐으며 도쿄에서도 경기가 열린다는 사실에 놀라는 현실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티켓 판매도 여러 종목에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 관광안내소 직원은 일본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더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대회 홍보를 거의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16일 일본과 홍콩의 남자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도요타 스타디움(4만 명 수용 규모)엔 고작 7720명만 입장했다. 물론 악천후 영향도 있었겠지만, 데일리 스포츠는 이를 '대규모 경기장의 티켓 판매 고전을 상징하는 풍경'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에 가까운 분위기 속에서 2021 도쿄올림픽을 치렀던 일본으로선 이번엔 다른 풍경을 기대했을 터. 그러나 32년 만의 아시안게임은 시작부터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 분위기 속에 애를 먹고 있다. 심지어 한 차례 '매진'을 기록했던 개회식마저 빈 좌석 논란을 피하지 못하면서 흥행을 둘러싼 물음표도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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