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대체 선발 카드를 꺼내 들고도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을 무너뜨리며 7점 차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13-6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2년 차 우완 김태균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황성빈(중견수)-나승엽(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한동희(3루수)-고승민(1루수)-전민재(유격수)-손성빈(포수)-장두성(우익수)-한태양(2루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삼성은 원태인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류지혁(2루수)-전병우(3루수)-구자욱(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최형우(지명타자)-박승규(중견수)-김성윤(우익수)-김도환(포수)-심재훈(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삼성은 1회 류지혁의 볼넷, 전병우의 좌전 안타, 구자욱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대량 득점까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디아즈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와 최형우의 적시타로 2점을 얻는 데 그쳤다.

롯데는 곧바로 반격했다. 1회말 나승엽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레이예스의 좌전 안타에 이어 한동희가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1-2로 따라붙었다.
삼성은 3회 1사 1,3루에서 디아즈의 2루 땅볼로 한 점을 추가했다. 4회에는 2사 후 김도환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4-1로 달아났다.
삼성이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4회말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롯데 타선이 무려 10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1사 후 손성빈의 내야 안타와 장두성의 우전 안타, 한태양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황성빈, 나승엽, 레이예스가 연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단숨에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롯데의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동희의 좌전 안타로 다시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고승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전민재의 볼넷으로 또다시 만루가 된 가운데 손성빈과 한태양이 연이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 황성빈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11-4까지 벌어졌다.
롯데는 4회에만 타자일순을 넘어 무려 10점을 쓸어 담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5회에도 추가점을 뽑았다. 2사 2,3루에서 장두성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13-4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6회 디아즈의 중월 솔로 홈런과 김도환의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크게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체 선발로 나선 김태균은 2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긴 이닝을 책임지지는 못했지만 롯데는 불펜 물량 공세와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승리를 가져왔다.

반면 경기 전 선발 매치업에서 절대 우세로 평가받았던 원태인은 롯데 타선의 집중 공세를 견디지 못했다. 3⅓이닝 동안 1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선발 투수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삼성의 우세가 예상됐던 경기. 결과는 정반대였다. 롯데는 4회에만 10점을 폭발시키는 막강 화력으로 원태인을 무너뜨리고 13-6 대승을 완성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