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다운 끼를 앞세워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하는데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팀 승선 소감을 물으니 스무살답지 않다. 류지현호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분위기메이커’ 박재현(KIA 타이거즈)의 이야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0일 오후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 최종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난적’ 대만과 B조 조별예선 1차전을 치른다.
현장에서 만난 외야수 박재현은 “내일 첫 경기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외야 수비는 문제없다. 그냥 평소 하던대로 똑같이 하면 될 거 같다. 외야 펜스도 다 체크했고, 철망도 확인했다. 오늘 훈련을 좋은 분위기 속에 잘 마쳤다. 내일 대만전도 이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훈련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박재현은 인천고를 나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3라운드 25순위 지명된 2년차 외야수. 올해 120경기 타율 2할9푼3리 137안타 17홈런 66타점 74득점 19도루 OPS .808로 포텐을 터트리며 류지현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대표팀 외야 한 자리를 꿰찼다. 이번 대회 우익수 출전이 예상된다.
실력과 더불어 특유의 밝은 성격을 앞세워 첫 성인대표팀 적응도 완전히 마친 상태. 박재현은 지난 7월 치명적 본헤드플레이를 범한 뒤 이를 익살스러운 우천 취소 세리머니로 승화시켰던 선수다. 결코 미워할 수 있는 매력을 앞세워 KIA의 대체불가 자원이 돼가고 있는데 대표팀 또한 고작 스무살 신예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재현은 “첫 성인대표팀이 됐다고 심경의 변화는 크게 없다. 그냥 하던 대로 똑같이 하면 된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야구장 바닥이 대부분 흙이라서 불규칙 바운드가 언제 어떻게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그런 게 생기더라도 전력질주를 해서 어떻게든 처리할 것이다. 최대한 실수를 안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성숙한 마인드를 뽐냈다.

대표팀 선발 요원인 소형준은 19일 첫 훈련 때 “KT에서 박재현을 계속 봤을 때 끼가 있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같은 팀이 돼고 나서 보니 더 그런 매력이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 잘해줄 거라 믿고 있다”라고 박재현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이를 들은 박재현은 “아직 이 팀에 완벽하게 적응을 한 게 아니다. 형들이랑 많이 친해진 게 아니라서 다 보여주진 않았다”라고 웃으며 “남은 기간 보다 완벽하게 적응해서 팀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고, 팀의 플러스 요인이 되고 싶다. 다만 팀에 피해를 안 주는 게 늘 첫 번째 목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자체가 기분이 굉장히 좋은 건 사실이다. 영광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너무 취해서 자만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KIA에서 함께 온 슈퍼스타 김도영의 훈련 자세를 보면서도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박재현은 “(김)도영이 형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걸려 있으니까 평소보다 무게감을 갖고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나 또한 그걸 보고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KIA에서 멀리 나고야까지 향한 아들 같은 후배 박재현을 응원하고 있는 이도 있으니 아버지 같은 선배 나성범이었다. 박재현은 “(나)성범 선배님이 꼭 메달을 따고 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다치는 게 우선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기운을 나한테 주겠다고 하셨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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