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땅에서 태극기 질주' 금메달 꿈 이룬 이승현 "12년 걸렸다...나도 조금은 생색내고 싶었어"[현장인터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9.22 05: 35

'두목 호랑이'가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랜 꿈을 이룬 주장 이승현(34)이 밝게 웃었다.
니콜라이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취재진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팬들이 몰리면서 공항은 환영 인파로 가득했다. 
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67-57로 꺾으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원정 대회 금메달은 1982년 인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이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역사상 처음 열린 결승 한일전의 승자는 한국이었다.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5-57로 제압했다.금메달 확정 후 이승현과 장재석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09.20 / soul1014@osen.co.kr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던 이승현의 공이 컸다. 그는 쟁쟁한 빅맨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 마줄스호의 중심을 잡아줬다. 그 덕분에 마줄스 감독 부임 이후 불안한 경기력으로 비판받았던 대표팀은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마줄스 감독도 선수들도 부담이 적지 않았을 터.
귀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현은 "아무리 선수 욕이 안 나왔다고 하더라도 감독님에 대한 그런 말들이 나오면 선수들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잘 됐으니까 너무 다행이다.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지만, 잘됐다"고 밝혔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65-57로 꺾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남자농구 결승 한일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제압하며 통산 다섯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농구대표팀 이승현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6.09.21 / jpnews@osen.co.kr
마침내 우승의 꿈을 이룬 이승현이다. 그는 2014 인천 대회에선 함께하지 못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승현은 "많이 오래 걸렸다. 12년이 걸렸다"라며 "지금이라도 내가 은퇴하기 전에 이렇게 해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너무 좋았다. 이루지 못했던 걸 이뤘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머릿속에 떠올린 건 8강 요르단전이었다. 이승현은 요르단을 꺾은 뒤부터 우승을 그렸다. 그는 "8강에서 요르단전을 이겼을 때 '이거 우승할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좀 들었다. 뭔가 기세가 너무 좋았다. 4강에서 이란을 만났을 때도 선수들이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냥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승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약체가 나왔다거나 전체적인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중동 팀들은 워낙 피지컬이 좋아서 진짜 쉽지 않았다"라며 "일본도 1군 전력은 아니었지만, 결승전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지 않나. 전반에는 시소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그러다 보니까 우리 나름대로 힘들었다. 일본 선수들을 두고 2군이다, 3군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1.5군 정도는 되는 거 같다. 귀화 선수가 몇 명이었나. 일본이 맞나 했나. 그런데 다들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해서 잘 된 거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역사상 처음 열린 결승 한일전의 승자는 한국이었다.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5-57로 제압했다.금메달 확정 후 이현중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26.09.20 / soul1014@osen.co.kr
이승현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 최고참 장재석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코트를 돌았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남자농구 결승 한일전에서 태극기가 펄럭이는 순간이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김주성, 양동근이 함께했던 세리머니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이승현은 이에 대해 "그걸 보고 따라 한 거 맞다. 나도 한 번은 해봐야 할 것 아닌가. 이제 아시안게임 더 못 나갈 텐데"라며 웃었다. 그는 "그냥 조금 생색내고 싶었다. 12년 만에 금메달을 땄는데 생색을 내고 싶었다. 난 누구보다도 다 경험했던 사람이지 않나. 그런 사람으로서 한 번쯤은 생색을 내고 싶었다"라며 "내게는 의미가 더 남다른 거 같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농구가 2030년 도하 대회에서도 이승현을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승현은 "못 간다. 4년 뒤에 어떻게 가나"라면서도 "물론 대표팀이 부르면 갈 거다. 그런데 이제는 나를 안 찾아야 한다"라고 세대교체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제 이승현은 다시 소속팀에 집중한다. 그는 "이게 밑천을 드러내면 안 되는데, 대표팀에서 모든 걸 너무 다 드러냈다. 이제는 팀에 가서 해야죠. 팀에 가서 열심히 해야죠"라며 "내일 바로 팀에 합류한다. 경기를 뛰는 건 가서 상황을 봐야겠지만, 일단 합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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