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안세영 넘고 금메달 따겠다" 사흘 만에 금지약물 양성...'태국 공주', 첫 AG 출발도 못 했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9.22 09: 18

  불과 사흘 전만 해도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꿈꿨다. 자신의 롤모델인 안세영(24, 삼성생명)과 같은 무대에 서는 것도 기대했다. 그러나 피차몬 오팟니푸스(19, 태국)의 첫 아시안게임은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멈춰 섰다.
국제검사기구(ITA)는 2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대신해 태국 배드민턴 선수 피차몬의 검체에서 금지약물인 푸로세미드가 검출됐음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피차몬의 검체는 지난 17일 일본 나고야에서 실시한 경기기간 외 도핑검사에서 채취됐다.

[사진] 피차몬 오팟니푸스 개인 소셜 미디어

푸로세미드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금지목록에서 'S5 이뇨제 및 은폐제'로 분류된 물질이다. 경기기간은 물론 경기기간 외에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푸로세미드는 체내 나트륨과 염소의 재흡수를 억제해 수분과 전해질 배출을 늘리는 이뇨제다. 의료 현장에서는 부종 치료 등에 쓰이지만 빠른 체중 감량이나 다른 금지약물의 흔적을 감추는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
ITA는 피차몬에게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즉시 잠정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피차몬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경기와 훈련, 코칭을 비롯한 모든 관련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아직 최종적인 도핑 위반 여부나 징계 수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피차몬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반도핑부에 잠정 처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B샘플 분석을 요청할 권리도 갖는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불과 사흘 전까지만 해도 피차몬은 첫 아시안게임을 향한 기대와 금메달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태국 '시암스포츠'는 지난 18일 "피차몬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태국 여자 배드민턴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 피차몬 오팟니푸스 개인 소셜 미디어
피차몬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가다듬고 체력 향상에도 집중했다고 밝혔다. 태국의 여자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자국 팬들에게 응원도 부탁했다.
그는 도핑검사가 진행된 지난 17일 태국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결전지 나고야에 도착했다. 그러나 나고야에서 채취된 검체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서 첫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대회에서 이탈하게 됐다.
2007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태어난 피차몬은 자국 여자 배드민턴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왔다. '핑크'라는 애칭과 함께 '태국 공주', '배드민턴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도 누렸다.
다섯 살 때 아버지를 통해 배드민턴을 시작한 피차몬은 2023 세계주니어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16세였던 그는 결승까지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쿠알라룸푸르 마스터스와 바오지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올해 1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와 3월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는 연이어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랭킹도 18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출전권은 얻지 못했지만 단체전 단식 주자로 메달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태국은 피차몬을 비롯한 새로운 세대를 앞세워 여자 단체전 정상 등극을 노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본단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일원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은 41개 종목에 1,052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배드민턴 대표팀 인세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9.17 / jpnews@osen.co.kr
피차몬이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로 꼽힌 선수가 바로 안세영이었다. 피차몬은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을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과 2023·2026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여자 단식 최강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차지했다.
피차몬은 아직 안세영의 라이벌이라기보다 세계 정상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는 도전자였다. 이번 대회는 우상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며 자신의 성장세를 증명할 기회였다.
금메달을 외쳤던 피차몬의 도전은 출발선에서 멈췄다. B샘플 분석과 후속 심리 절차는 남아 있지만, 생애 첫 아시안게임과 안세영을 향한 도전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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