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의 힘을 발휘했다".
한국야구대표가 일본 사회인야구 대표에게 굴욕의 완봉패를 당했다. 지난 25일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0-5로 패했다. 그냥 진 것이 아니었다. 투타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충격적인 패배였다.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게 패한 것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20년만이다. 5대회 연속 금메달을 전선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중국을 이기고 일본-대만전의 결과에 따라 결승진출 여부를 가릴 수 있다. 설령 결승에 진출하더라도 일본을 다시 이길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한국이 제대로 능력발휘를 못한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전원 사회인(실업)야구선수로 구성된 일본 대표팀의 힘이 돋보였다. 특히 마운드의 힘 강했다. 일본 선발투수로 나선 좌완 히구치 신은 7회까지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140km대 중후반의 강력한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 등 다채로운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로 한국타자들을 제압했다.

히구치는 아이치공대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자 실업야구팀 오지제지에 입단했다. 작년 첫 해부터 에이스로 활약하며 평균자책점 1.66의 강력한 투구를 앞세워 도시대항리그에서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는 8경기 평균자책점 3.96으로 주춤했지만 프로야구 신인드래프 상위지명이 유력하다.
히구치를 상대한 유격수 김주원은 “제구가 확실히 좋다는 걸 느꼈다. 바깥쪽, 몸쪽, 바닥에 떨어트리는 공을 자유자재로 편하게 던지는 투수였다. 그래서 타자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상대했던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이후 8회 우완 가요 슈이치로, 9회 우완 후치가미 요시키의 구위에 막혀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구위에 타자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믿었던 간판타자들이 침묵했다. 1번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삼진 2개를 당하며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문보경도 침묵했고 노시환은 병살타 2개로 고개를 숙였다.


마운드 뿐만이 아니다 타자들은 정교한 타격과 찬스에서 강한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며 5점을 뽑아냈다. 선발로 나선 소형준이 일본타자들의 선구안과 집요한 커트에 흔들렸다. 조병현의 강한 직구도 컨택스윙에 당했다. 마운드와 타격 뿐만이 아니었다. 내외야수들의 수비력도 탄탄했고 도루도 성공시키고 원히트 투베이스 등 주루 능력도 돋보였다.
일본대표팀 전용 홈페이지는 승전보를 전하며 "사회인야구의 강함을 보여준 승리였다"면서 "화려한 플레이만이 전부는 아니다. 전력 질주를 하고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주루를 했다. 아웃을 잡아내는 수비까지 사회인 야구에서 갈고닦은 하나하나를 무기로 정면으로 도전해 거둔 승리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국은 일본과 결승전에서 재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한국은 26일 중국전을 이겨야 한다. 이후 일본-대만전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일본을 다시 만난다면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강해진 일본 사회인야구의 힘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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