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가 중국의 '223cm' 괴물 유망주 장쯔위를 넘어섰다. 경기 내내 3점슛을 한 개도 넣지 못하며 탈락한 중국의 궁루밍 감독도 완패를 인정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중국을 85-8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이후 8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26일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꺾는다면 12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하게 된다.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한국은 핵심 센터 박지수가 부상으로 빠졌고, WNBA에서 활약 중인 박지현도 소속팀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게다가 중국을 상대로 7년째 승리가 없는 만큼 이번에도 만리장성을 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특히 중국의 최장신 센터 장쯔위가 경계 대상이었다. 2007년생 장쯔위는 아직 국제농구연맹(FIBA)에 올라온 프로필을 기준으로 무려 223cm의 큰 키를 자랑한다. 아직 만 20살이 안 된 만큼 그가 더 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

실제로 우승 후보 중국의 공격은 매서웠다. 중국은 경기 초반 7-0으로 앞섰고, 전반을 41-36으로 마치며 5점 차 리드를 잡았다. 장쯔위의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손쉽게 한국 골밑을 공략했다.
하지만 한국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손이 닿지 않는 장쯔위를 막는 대신 조직적인 수비와 강한 압박으로 중국의 외곽을 제어하는 데 집중했다. 빠른 로테이션과 적극적인 플레이로 상대의 턴오버도 유발했다.
후반 들어 그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의 3점슛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3쿼터 초반 허예은과 이소희의 연속 외곽포로 경기를 뒤집었고, 4쿼터에만 강이슬이 혼자 연속 8점을 퍼부으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분 50초를 남겨두고는 이소희가 81-76으로 달아나는 3점슛까지 꽂아 넣었다.
결국 한국은 3점슛을 하나도 넣지 못한 중국을 쓰러뜨리며 결승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중국은 리바운드에선 52-31로 크게 앞섰지만, 3점슛 13개를 던져 하나도 넣지 못한 데다가 턴오버도 18개나 범하며 무너졌다. 반대로 한국은 외곽에서만 12개의 공격을 성공하며 장쯔위의 느린 수비를 제대로 공략했다.

경기 후 궁루밍 중국 감독은 한국의 전략에 당했다고 인정했다. '펑파이 신문'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골밑에서 큰 우위가 있었다. 하지만 골밑으로 들어간 공이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경기 속도를 늦춰 우위를 살리고, 내외곽을 연계하려고 했으나 공이 안으로 들어간 뒤 나오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다.
또한 궁루밍 감독은 "밖으로 나온다고 해도 볼의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렸다. 상대의 적극적인 수비도 확실히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겼다. 모두가 한계까지 뛰다 보니 체력도 따라주지 못했다"고 짚었다.
한국이 장쯔위의 약점을 잘 파고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날 장쯔위는 22점 7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을 지배하긴 했지만, 느린 백코트와 빈약한 수비력으로 양날의 검이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이를 놓치지 않고 스틸 13개를 기록하는 등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궁루밍 감독은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상대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경기하지 못했다"라며 "갑작스러운 변화에 다소 적응하지 못했다. 우리도 상대의 외곽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에는 비교적 잘했지만, 후반에는 상대에게 3점슛 9개를 허용했다. 우리에게는 매우 큰 실수였다. 돌아가서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고 되돌아봤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