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히어라가 이성과 본능을 오가는 위태로운 줄타기로 무대를 장악했다.
김히어라는 현재 음악극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에서 까라마조프가의 둘째 딸 이반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극 중 김히어라가 연기하는 이반은 까라마조프가의 둘째로, 늘 누군가의 이름 뒤에서 글을 쓰는 대필 작가이자 냉철한 이성을 앞세워 세상을 바라보는 인물이다.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첫째 드미트리, 신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 막내 알료샤와 달리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며 자신만의 논리로 세계를 이해하려 한다. 그러나 이반은 단단해 보이는 이성의 이면에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죄책감,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김히어라는 무대 위에서 이러한 이반의 양면성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시켰다. 그는 절제된 말투와 서늘한 눈빛으로 이반의 냉철함을 그려내는 동시에, 흔들리는 호흡과 표정으로 내면의 균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김히어라는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반의 혼란을 강렬한 에너지로 폭발시키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처럼 도스토옙스키의 고전 속 인물이 현대의 여성 캐릭터로 재탄생한 가운데, 김히어라는 특유의 날카로운 캐릭터 해석과 밀도 높은 연기로 새로운 이반을 완성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김히어라의 무대 위 활약은 이어진다. 오는 10월 1일에는 연극 ‘화이트 래빗 레드 레빗’을 통해 만나는 것. 또 다른 연기 변신을 보여줄 김히어라에게 기대가 모인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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