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스캔들’ 혹평에 “나도 캐릭터 이해안돼..호불호 예상, 겸허히 수용”[인터뷰②]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6.09.29 14: 52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손예진이 ‘스캔들’을 둘러싼 다양한 반응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주연 배우 손예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캔들’은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와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손예진은 끝내 공허함만 남은 조씨부인의 결말에 대한 생각을 묻자 “조씨 부인의 입장에서 마지막에 후회라고 해야하나, 너무 많은 일들 후에 다시 혼자 덩그러니 남아진 그때 진짜 조씨부인의 모습 같다는 느낌이었다. 항상 단정하고 사람들 앞에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했던 사람인데 표정이나 이런것들도 ‘저게 진짜 조씨부인의 표정이지 않았을까’라는 느낌이 촬영하면서도 들었다. 편지 내용도 어떻게 보면 항상 진짜를 얘기하지 않는 캐릭터인데, 비로소 진짜를 얘기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사실 조씨부인을 저도 100%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어쨌든 그 모습은 진짜 같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조씨부인의 감정선에 대해 “이야기의 시작 자체가 정말 오랜만에 많은 감정을 느꼈던 상대를 만났을때 보고싶었다거나, 어떻게 살았냐 등 여러 회한이 들었을텐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나. 서로의 감정을 감추고 괜찮은척 오히려 다른 이야기를 하고 갑자기 ‘네가 바람둥이로 살았다고 하던데’ 그러면서 말이 안 되는 부탁 한다. 소옥(신윤하 분)의 배를 부르게 해달라고. 그러다가 갑자기 과부인 희연을 봤는데 그 여인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조원의 치기어린 멘트로 조씨부인이 그 순간 내기를 제안하게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어떻게 보면 패턴 자체가 완벽하게 이해되진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살다 보면 그럴때가 있지 않나. 아무 의도가 없었는데 상대의 어떤것들로 나도 모르게 어떤 말들이 튀어나오고 그 후에 ‘이게 뭐지?’ 할 때가 있지 않나. 조씨부인과 조원이 그때부터 어긋난 것들이 아니었나 깊다. 진실됐다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을텐데, 서로 마음을 감추고 시작된 변주들이 이 이야기를 이끄는 첫 시작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예진은 “제가 사실 이 시대를 살면서 조씨부인의 감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여성이기때문에 제약돼 있는것들이 많았던 것에 대해 제가 온전히 다 이해하기에는 사실 어려움도 있었다. 근데 너무나 뛰어난 인물이 자아를 실현하지 못했을때 욕망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감추고만 있었던게 아닌가 싶더라. 사람을 떠보고, 다른 감정과 저의를 갖고 있으면서 상대를 위하는 척 한다거나 결국에는 이용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상대의 심리를 교묘하게 알아내고자 하는 방식들이 어떻게 보면 솔직하다기 보다 꿍꿍이가 많아 보이는 인물이었다. 이 인물은 어떤 결핍과 어떤것들로 이런 선택을 하고 사람들을 대할때도 힘들다는 얘기를 못했을까. 솔직한 표현을 못한건 그 시대가 여자에게 주는 제약, 힘들어도 힘든척 하지 말아야하고 그런게 있어서 복합적으로 캐릭터를 형성시켰을텐데 ‘이 여자는 무슨 마음으로 이런 행동과 표정을 할까’라는 것들을 계속 대본이 나올 때마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작품을 택한 이유를 묻자 “욕망이 눌려졌어야 하는 시대. 인간이 자기 말을 하거나 개인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시대. 가족중심이나 나라 중심, 공동체 중심이었던 시대에 특히 남자가 아닌 여성으로서의 억눌린 욕망들. 펼치지 못했던 개인의 자유와 그 포함 모든것들에 대해서 고민했다. 지금 시대에 살았으면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자아실현을 멋지게 할 수 있었던 인물이 그 시대에 살았음으로 인해 시대가 주는 속박과 여러가지의 제약들을 표현하고 싶었던것도 재밌는 요소중 하나였다. 많은 걸 가진 사람이 그걸 펼치지 못했을때 삐뚤어질수 있고 결핍이 생기고, 겉으로 보기에는 잘 살고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인간의 본능도 있을거고. 거기서 조씨부인이 자기와의 싸움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는 정숙한 사대부 여인으로 살아가는게 매력이었던 것 같다”고 작품과 캐릭터의 매력을 전했다.
그는 “이 이야기는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것 같다. ‘사랑했던 남녀가 헤어지고 남자가 바람둥이가 돼서 재밌는 내기를 했는데 갑가지 남자가 어떤 여자에게 사랑을 느껴서 파탄에 이렀다’ 같은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했다. 감독님도 원작 이야기를 시리즈로 하기로 마음 먹은건 인간과 인간의 감정, 조원과 조씨부인이 단순히 사랑이라는 단어로 설명되지 않았다. ‘계속 이게 뭐야? 사랑이야? 아닌것 같은데?’ 싶고, 조원은 어느 순간 애증이 복수심인것 같다고 스스로 결론지을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조원이 유일하게 조윤(조씨부인)의 어린시절 펼치지 못한 꿈을 나눌수 있는 글동무, 조윤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줄수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복합적인 감정 속에서 조원을 질투하기도 선망하기도 하고 이성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그 복잡 다양함 속에서 이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매력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어렵더라.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계속 리메이크가 되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볼수있는 포인트가 많다고 생각했다. 명확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숙제하듯이 ‘이런 감정이지 않았을까?’ 하고 촬영했다. 대본이 다 나온 뒤에 촬영을 할 수 없으니 촬영을 하면서 대본이 나오면 또 공부하면서 감독님과 대본 회의를 참 많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캐릭터 표현을 위한 노력에도 동명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었다. 손예진은 “저도 처음에 ‘스캔들'이라는 걸 리메이크 한다고 했을때 정보가 없으니 영화를 리메이크한걸줄 알았는데, 그것도 리메이크작이었더라. ‘스캔들’은 프랑스 고전 소설을 리메이크 했고, 그 중에서도 존 말코 비치가 나왔던 버전을 리메이크 한거라고 하더라. 영화는 2시간 안에 짧고 강렬하고 임팩트 있게 이야기를 담았다면 저희는 시리즈다 보니 이이야기를 다시 풀어감에 있어 인물의 감정선과 공기, 배경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게 됐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벌써 20년 전 작품이기때문에 그것이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될거라는 생각은 많이 하진 않았다. 저도 20대 초반에 봤는데, 워낙 영화가 미감이나 연출적으로 너무 멋졌고, 배우님들도 너무 멋져서 아직도 잔상이 있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가 여전히 만들어질 수 있는 매력이 있었던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 작품 공개 후 미스캐스팅 논란을 비롯해 호불호가 나뉘는 반응을 접하고 속상함을 느끼진 않았는지 묻자 손예진은 “애초에 이야기를 시작할 때 자극적인 스토리라인이긴 하지만 8부작이고, 이 인물들이 누구나 대중적으로 공감을 받을수 있을 인물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제가 조씨부인을 연기할때도 저는 조씨부인이 온전히 공감을 형성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각자 캐릭터들이 사실 되게 일차원적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응원 받는다거나 ‘두 사람이 사랑하게 해주세요’, ‘자아 실현하게 해주세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인간의 복잡 다난한 이야기를 명백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 생각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요즘 자극적이고 편집도 호흡도 빠른게 익숙한 상황에서 호흡도 느리고 판소리가 나오거나 하는것도 이질적일 수 있다. 그만큼 이것이 주는 새로운 또다른 재미와 흥미가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해서 이 작품을 한 것이고 그럼에도 모두 다 호평 해주면 가장 좋긴 하지만 이 일을 몇십년 해보니까 그건 쉽지 않은것 같다. 모두가 찬사를 보내는 작품을 만나는건 진짜 대중적이고, 그 속에서도 정말 모든 박자가 맞아야 되는건데 그것은 쉽지 않은것 같더라. 물론 ‘혹평’까지 이야기가 나올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일반 분들이 보시는 것과 냉철하게 보시는 분들의 글도 당연히 개인의 의견이지 않나.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렇게만 봐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각자의 몫으로 이걸 즐겨주고 봐달라는 거니 그 후에 일어나는 반응에 대해서는 다 겸허하게 받아들인것 같다”고 전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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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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